"신한금융, KB 어윤대號라는 큰 적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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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경영 나선 라응찬 회장
"최근 2년간 최고 실적 올려 사회에 대한 책임 다할 것…당분간 인수합병 추진 안해"
"최근 2년간 최고 실적 올려 사회에 대한 책임 다할 것…당분간 인수합병 추진 안해"
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2003년 신한 · 조흥은행 합병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공식행사를 열고 기자들을 초청했다. 17일 신한미소금융재단 망우지점 개점식에서다.
라 회장은 이날 이백순 신한은행장,최종구 금융위원회 상임위원,문병권 중랑구청장 등과 함께 서울 중랑구 신한은행 망우동 지점에서 열린 개점식 행사에 참석한 후 인근 재래시장인 우림시장을 20분간 돌면서 상인들에게 미소금융을 홍보하는 팸플릿과 태극 부채를 나눠줬다. 복숭아,말린 명태,떡 등 시장 물품도 샀다. 이후 기자들과 1시간 동안 식사를 겸한 간담회 자리를 가졌다.
◆"금융권 최고 실적,사회책임 고민"
라 회장은 이 자리에서 KB금융지주에 대해 경계심을 나타내고 "당분간 인수 · 합병(M&A)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등 신한금융의 경영전략을 소개했다.
그는 "신한금융이 최근 2년 동안 금융권 최고의 실적을 내면서 그룹의 사회에 대한 책임과 역할에 대해 고민해왔다"며 "의지와 꿈은 있지만 저신용 · 저소득으로 어려움을 겪는 서민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미소금융을 통해 지원하고 현장 상담,경영컨설팅 지원 등 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이날 행사의 취지에 대해 "최근 정부의 상생경영 · 친서민 정책에 공감하고 신한도 일익을 담당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상생경영을 추진하고 있다"며 "라 회장이 그동안 '현장은 최고경영자(CEO)들이 알아서 처리하라'고 말하곤 했는데 그룹 전체의 힘을 모은다는 측면에서 현장에 나가달라고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최근 상생경영 등 사회공헌활동에 열심이다. 올해 초부터 태스크포스 팀을 구성해 상생경영 실행 방안을 기획해왔고 지난 4일 중소기업 상생과 서민경제 지원에 총 2200억원을 신규 투입한다는 '상생경영 선언'을 발표하기도 했다.
◆"KB금융에 경계심 갖고 있다"
라 회장은 새 진용을 갖춘 KB금융지주에 대해 "지금도 우리보다 (규모면에서) 더 큰 금융회사"라며 "더 큰 새로운 적이 다가온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KB금융은 네트워크도 넓고,여러 면에서 유리한 점이 많기 때문에 경계심을 갖고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이 공개적으로 신한금융을 칭찬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사실 칭찬받을 만한 것도 없는데 칭찬해줘서 고맙다"며 "(어 회장도) 학계에 있으면서 간접적으로 연관된 일을 많이 해왔기 때문에 금융계의 문제를 많이 느꼈을 것이고,이를 현장에서 실행하고 결단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메가뱅크에 대해선 부정적
라 회장은 다른 금융지주회사나 은행에 대한 M&A에 대해 "현재는 생각없다"고 밝혔다. 다만 "앞으로는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봐야 한다"고 말해 가능성을 아예 배제하지는 않았다. 우리금융 M&A도 "국내에서 M&A를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며 "(신한금융이 M&A를 했을 경우) 나머지 은행과 격차가 많이 나는 구도가 된다는 것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라 회장은 '메가뱅크론'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시장(규모)을 생각해보라"고 말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정치권에서 제기하고 있는 금융실명제법 위반 의혹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이) 조사하고 있으니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조사를 시작했는데 어떤 말을 하는 건 도리가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