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퍼플잡(유연근무제)을 실시하는 중소기업은 정부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게 된다. 퍼플잡 시행으로 늘어나는 직원 수와 복지 비용 상승분을 기업에 보상해주겠다는 것이다. 가족친화기업 인증을 받은 대기업은 기존 정책사업 참여 때 가점과 인센티브를 받게 된다.

백희영 여성가족부 장관은 취임 1주년을 맞아 16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지난 상반기 31개 행정 · 공공기관이 퍼플잡을 시범 실시한 결과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고 업무 효율도 떨어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하반기엔 전 기관으로 확대 실시하고 내년부터 일반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중소기업협회 등과 협의해 우선적으로 50~100개 기업을 선정,퍼플잡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여가부는 지난 6월부터 급여 지급 수준과 4대보험 보장 등 정부 지원 범위에 대한 연구용역을 의뢰해 놓은 상태다.

백 장관은 "중소기업은 퍼플잡의 연착륙을 위해 재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연구 결과가 나오면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 중소기업 지원 규모를 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가부는 시간제,요일제 근무에 따라 늘어날 수 있는 직원 수와 복지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대기업에 대해선 '가족친화기업' 인증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탄력 근무,출산 지원 등 가족친화적인 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대기업에 인증을 부여하는 제도로 현재까지 유한킴벌리,LG생명과학,롯데쇼핑,아시아나항공 등 34개 기업이 받았다.

백 장관은 "연말까지 30여개 기업에 추가로 인증을 부여할 계획"이라며 "현재 가족친화기업은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 사업' 등 6개의 정책사업 참여 시 가점을 받고 있는데 더 많은 인센티브를 주기 위해 조달청 · 국방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백 장관은 이 밖에 연말까지 경력단절 여성 8만명의 재취업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는 25~54세 여성 1185만여명 중 육아 · 가사 등의 사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경력단절 여성이 405만여명이나 된다.

백 장관은 "능력 있는 여성들이 일하지 못하는 것은 경제적 손실인 만큼 전국 77개인 새일여성센터를 내년에 100개로 늘리고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내 이동 상담센터를 운영하는 등 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가부는 지난해 6만7000여명에 이어 올 상반기에만 4만여명의 경력단절 여성을 재취업시켰다. 백 장관은 "경력단절 여성 중 고졸 이하 여성에 비해 고학력 여성들의 재취업률이 매우 저조하다"고 덧붙였다.

여가부는 지난 3월 보건복지부로부터 아동 · 청소년 성폭력 예방 · 보호를 포함한 가족 · 청소년 업무를 넘겨받으면서 명칭도 바뀌고 직원은 200여명으로 두 배가량 늘었다. 올 하반기에는 여성발전기본법 전부개정(여성정책기본법)을 앞두고 있다.

백 장관은 "개정안이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면 대통령 소속 여성지위위원회가 설치된다"며 "여성 인력 양성 및 경제활동 증진을 주요 안건으로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퍼플잡

직장인들이 육아,임신 등의 이유로 근무 시간과 형태를 조절할 수 있게 하는 일자리를 말한다. 시간제,요일제를 사용할 수 있으며 고용과 승진 때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