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힘없이 무너지고 있다.

16일 코스피지수는 1710선까지 떨어지는 등 전거래일보다 30포인트 가까이 떨어지고 있다. 하락폭을 줄이면서 1720선으로 올라서긴 했지만 불안한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1일부터 나흘째 장중 변동폭이 20포인트를 넘어서고 있다.

시기적으로 주식시장의 상승요인은 없는 상태다. 경기, 실적, 수급, 재료 등 어떠한 모멘텀이건 부각이 될 때까지는 시장은 혼조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이 변동성이 확대되는 국면에서 시장은 G2(미국, 중국)의 '리스크'로 얼어붙고 있다. 반대로 G2의 '재료'가 있다면 증시의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증시에 뛰어들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코스피 지수 1700선이 120일 이동평균선이지만, 이 같은 기술적인 방어력을 발휘해줄지도 의문"이라고 전했다.

◆美, 경기부양책 제시된다면 '모멘텀' 기대

국내 증시에 가장 많이 진입해 있는 투자자들의 국적이 미국이다. 때문에 미국은 국내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증시에서 당장 변화가 크게 나타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투자자들도 미국 경기의 침체 우려로 무엇이든 확인하려는 분위기다. 미국의 고용동향을 비롯해 8월말과 9월초에 나올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들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표가 발표되기 이전 혹은 이후라도 미국의 경기부양책이 본격화되면서 증시는 상승할 수 있다. 미국 경기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추가 양적완화 시사 이외에는 이렇다할 청신호없이 더딘 회복을 보이고 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정부가 구체적이고 의미있는 수준의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을 제시한다며 증시에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현재 시점에서 미국 경기의 재침체 가능성을 논하는 것은 너무 지나친 과장"이라며 "미국의 경기 회복속도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딘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방향이 아래로 향하고 있지는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블딥은 W자형 경기침체를 이야기하는데 이는 경기가 급랭한 이후 급하게 반전했다가 다시 급랭하는 경우라는 것. 그러나 미국의 현재 경기회복세는 W자형보다는 U자형에 가까운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中 둔화된 경제지표 불구…4분기 반등 전망

중국은 미국보다 빠르고 강력하게 부각될 수 있는 상승재료다. 중국의 선행지수는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에도 가장 빠른 개선세를 보인 바 있다.

중국은 최근 둔화된 경제지표를 발표했다. 이는 정책당국의 추가적인 경기부양책 실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4분기 중 중국경제의 반등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마주옥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자은 "최근 중국 경제지표의 둔화는 부동산 시장 억제정책, 산업 구조조정 등 과열을 방지하고자 하는 정책당국의 제어의 결과"라며 "정책효과 가시화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다시 경기를 부양시키는 정책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 경제는 4분기 반등을 보일 것"이라며 "하반기 신규대출 규모의 증가는 이에 대한 시그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7월 중국의 신규대출규모는 5328억 위안, 1~7월까지의 대출규모는 5조1500억 위안을 기록했다. 연초 전인대의 목표치가 7조5000억 위안을 감안한다면, 남은 하반기 기간 동안 대출 가능한 금액은 2조3500억 위안이라는 추산이다. 사상 최대의 유동성을 공급했던 2009년의 경우 8월부터 12월까지의 신규대출 규모는 1조8500억 위안이었다. 즉 2010년 하반기 신규대출 규모는 2009년 수준을 웃돌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