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합리 노선을 표방하며 출범한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지부장 이경훈)가 조합원과 벽을 허무는데 발벗고 나섰다.

노조는 이달초 9일간의 여름집단휴가 기간중에 공사를 벌여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을 ‘열린 공간’으로 확 바꿨다. 노조사무실 중간 복도를 기점으로 기존에 있던 양쪽의 사무실 문과 벽을 철거하거나 사무실을 구분하는 분리대를 모두 없앴다.

노조사무실 공간의 한가운데 위치한데다 가장 규모가 컸던 수석부지부장과 부지부장 4명이 쓰는 사무실의 문과 벽을 뜯어냈다. 수석부지부장 사무실 옆에 잇따라 붙어 있던 교육실, 노동안전실, 조직강화실도 모두 미닫이문과 벽을 없애거나 분리대를 철거했다. 

맞은편 조직실, 총무실, 법규부 등도 사무실마다 구분해놨던 분리대를 죄다 치워버렸다.
노조 관계자는 “조합원이 많이 찾는 주요 부서를 중심으로 사무실의 문과 벽을 모두 없애 조합원에게 노조의 문턱을 낮췄다”며 “이는 조합원과 함께 노조사무실의 열린 공간 속에서 활동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5년 만에 ‘투쟁보다는 실리’를 추구하는 중도합리 노선의 집행부로 출범한 이경훈 집행부는 이미 지난5월 조합원 교육도 180도 바꾸는 등 열린 소통문화 확산에 각고의 실천 의지를 보여왔다.

이전 집행부는 투쟁과 이념에 중점을 두고 노조간부가 강사로 나서 노동과 정치와 관련된 강의 중심의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했지만 합리 노선의 이경훈 집행부는 지역의 역사나 문화지를 탐방하거나 외부강사를 초청해 생활 강의를 듣는 보다 합리적이고 실리적인 내용에 중점을 두면서 인기를 끌었다.

세부적인 기행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환경, 생태 분야의 태화강 십리대밭 걷기, 역사, 인물, 문화 분야의 울산 출신의 독립운동가 박상진 의사, 한글학자 최현배 선생 생가 방문, 서생포 왜성, 옹기마을 견학, 울산 향교, 석계서원, 이씨 고택 견학, 천전리 각석, 반구대 암각화 견학 등을 들수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