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샵은 인터넷몰에서 월간 2300만원어치가 팔리는 '강경숙 칠판'(15만7000원)을 지난 6월 TV홈쇼핑에 입점시켰다. 결과는 30분 만에 준비 수량 1200세트 매진이었다. 추가 방송에서도 1000세트가 판매됐다.

CJ오쇼핑은 지난 2월 홈쇼핑 업계 최초로 랑콤의 '제니피크 유스 액티베이터'(13만5000원)를 내놓아 1시간 만에 4700세트 이상 팔았다. 3월 말부터는 구찌 디올 아이그너 등의 명품 시계를 판매해 7억원 이상 매출을 올렸다.

◆홈쇼핑,유통업계 최고 신장률 기록

홈쇼핑 업계가 올 상반기 유통업계에서 가장 두드러진 신장세를 보였다. 케이블TV,위성방송,IP(인터넷)TV 등 유료방송 가입 인구가 전체 TV시청자 수의 약 90%에 달해 홈쇼핑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라는 지적을 받은 데다 올 들어 보험판매가 부진한 상황에서 거둔 실적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홈쇼핑 5개사의 취급액(상품 판매액)은 4조76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3조2088억원)보다 27.0% 성장했다. 소매 경기가 호전되면서 유통업계의 실적이 좋았지만 백화점(12.9%) 대형마트(6.7%) 편의점(13.1%)에 비해 홈쇼핑은 특히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보험 판매가 30% 이상 추락한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는 성적이다.

업체별로는 GS샵의 상반기 취급액이 1조693억원으로 작년 상반기(8786억원)보다 21.7% 늘었다. CJ오쇼핑의 취급액은 9330억원으로 19.2% 증가했으며,현대홈쇼핑은 9156억원으로 30.6%나 늘어 업계 2위를 바짝 추격했다. 롯데홈쇼핑과 농수산홈쇼핑의 올 상반기 취급액도 전년 동기보다 각각 41.4%와 26.9% 증가했다.

◆중산층 경기회복의 최대 수혜주


홈쇼핑 실적이 이처럼 성장한 요인은 경기회복 외에도 인터넷몰이 크게 성장한 데다 스포츠 이벤트에 적절히 대응한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해 상반기 경기침체로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이 3%대에 그쳤던 홈쇼핑은 중산층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되면서 고급 패션 · 이미용품 · 주방용품 등이 호조를 보였다.

CJ오쇼핑의 패션상품 매출은 작년 상반기보다 42% 늘었고,GS샵에서도 수입 속옷 브랜드의 시간당 매출은 20%가량 올랐다. 아이오페 한율 등 유명 화장품 브랜드,휘슬러 WMF 등 명품 주방 브랜드도 인기를 끌었다.

홈쇼핑의 미래 성장동력인 인터넷몰도 성장을 주도했다. GS샵 인터넷 부문은 취급액이 30.6% 늘었고,현대홈쇼핑의 H몰은 백화점관이 52.1% 성장하면서 전체적으로 32.0% 늘어났다. 임원호 GS샵 전무는 "TV 인터넷 카탈로그 등이 시너지를 내는 크로스 채널 마케팅이 확산되고 있다"며 "최근에는 인터넷 인기상품이 오히려 TV에 입점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동계올림픽과 월드컵 등의 스포츠 이벤트도 홈쇼핑의 시청률 제고 및 매출 증가를 불러왔다. 롯데홈쇼핑은 월드컵 기간 중 생방송 시작 시간을 오전 6시10분에서 1시간 앞당기고,한국전이 오전 3시30분에 열렸던 6월23일엔 24시간 생방송했다. 그 결과 이 기간의 새벽 매출이 40%가량 늘어났다.

박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지난해 하반기 성장률이 높은 데 따른 기저효과에다 보험판매가 부진해 성장률은 둔화되겠지만 경기가 꺾이지 않는 한 올 하반기 홈쇼핑 실적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