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뜨는 해외 여행지는? 서(西)호주 퍼스다. 유명 호텔 예약 사이트인 호텔스닷컴은 올 1분기 한국인 여행객이 가장 많은 관심을 기울인 여행지로 퍼스를 꼽았다. 세계적 여행안내서 론니플래닛은 '2010년 최고의 여행지 10선'에 퍼스를 넣었다. 퍼스는 연중 파란 하늘을 자랑하는 서호주의 주도다. 서호주는 세련된 도시풍경의 퍼스 외에도 자랑할 곳이 많다. 야생의 오지 '아웃백' 체험의 중심인 브룸과 청정 바다가 돋보이는 닝갈루리프가 그런 곳이다.

◆북부 아웃백의 럭셔리 마을 브룸

브룸은 호주의 마지막 미개척지인 킴벌리 지역으로 가는 남쪽 관문이다. 서호주 북부에서 가장 큰 도시이지만 인구는 1만5000명뿐이다. 케이블비치 풍경이 압권이다. 케이블비치는 정말 길다. 고운 모래해변이 22㎞나 뻗어 있다.

인터컨티넨탈호텔을 중심으로 북쪽은 누드비치로 유명하며,남쪽은 산책과 해양레포츠를 즐기는 이들이 좋아하는 해변이다. 사람이 많지 않아 혼자인 듯한 기분으로 바다를 즐길 수 있다. 인도양으로 넘어가는 핏빛 노을이 인상적이다. 일몰 시간이면 온 하늘이 벌겋게 물든다. 열 마리씩,스무 마리씩 줄지어 이동하는 낙타 행렬의 실루엣이 노을 풍경의 멋을 더해준다.

케이블비치 반대쪽 로벅베이에선 '달(月)로 가는 계단' 현상을 볼 수 있다. 간조 때 보름달이 뜨면 개펄 모습이 달을 향한 계단처럼 보인다. 3월부터 10월까지 매월 보름을 전후한 사흘 동안이 하이라이트다. 달이 15분만 유지되기 때문에 남다른 프러포즈를 하려는 연인들이 많이 찾는다. 브룸은 진주로도 유명하다. 전 세계 진주 물량의 2%가 브룸산이며 고급 진주 시장에서는 80%를 차지한다. 윌리크리크농장 등에서 진주체험을 할 수 있다.

서호주 북부의 아웃백 중 아웃백인 '벙글벙글'지역도 찾아볼 만하다. 2400㎢ 규모의 푸눌룰루 국립공원 내에 있다. 경비행기를 타고 4시간가량 가야해 부담스럽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다.

벙글벙글의 바위 모습이 희한하다. 3억6000만년 전 형성되기 시작한 둥그스름한 사암 봉우리들이 공원을 가득 메우고 있다. 관광객을 위한 트레킹 코스가 조성돼 있다. 당일 체험이 가능한 캐서드럴 협곡과 피캐니니 크리크 코스가 대표적이다. 아보리진의 암각화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청정바다에서 즐기는 자유 닝갈루리프

닝갈루리프는 서호주 북부 인도양 해안을 따라 형성된 코랄코스트 북부에 자리해 있다. 매년 4월부터 세계에서 가장 큰 물고기인 고래상어와 수영할 수 있는 곳으로 이름 높다. 다이버들에게는 천국이나 마찬가지다.

닝갈루리프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띠모양 산호초 지대로도 유명하다. 해안 바로 앞이 산호초 지대여서 누구나 쉽게 형형색색의 바닷속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고래상어 외에도 쥐가오리와 돌고래를 포함한 다양한 바다생물들을 만날 수 있다.

고래상어와 수영을 하려면 엑스마우스나 코랄 베이에서 출발하는 전용 보트를 이용하면 된다. 해안가의 고급스러운 사파리 캠프에서 숙박하면서 고래상어와 수영하는 '와일드 부시 럭셔리 사파리' 등 이색 체험 프로그램도 나와 있다.

닝갈루리프에서는 '살 살리스 닝갈루리프' 숙박체험을 빼놓을 수 없다. 황량한 아웃백 속의 초특급(?) 숙소다. 엑스마우스에서 남쪽으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케이프 레인지 국립공원 안에 있다.

거대한 텐트처럼 보이는 9개의 숙소에서는 새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깨고 일몰 풍경을 보며 잠자리에 드는 생활이 가능하다. 5성급 호텔은 아니지만 그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자랑한다. TV나 미니바 등이 없기는 하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 여행TIP

서호주는 호주에서 제일 큰 주다. 호주대륙 서쪽 3분의 1을 차지한다. 인구는 200만명밖에 안 된다. 대부분의 도시가 인도양을 바라보는 해안가에 자리해 있다. 도시경계 바깥쪽에는 호주의 오지인 아웃백이 펼쳐져 있다. 주도는 150만명이 사는 퍼스.한국보다 1시간 늦다. 계절은 한국과 정반대이지만 북부지역은 늘 여름이다. 1호주달러에 1070원 선.

서울에서 퍼스까지 직항편은 없다. 캐세이패시픽항공이나 싱가포르항공으로 홍콩 또는 싱가포르를 경유해 퍼스로 들어간다. 비행시간은 서울~홍콩 4시간,홍콩~퍼스 7시간30분.

브룸은 퍼스에서 국내선을 타고 간다. 3시간 정도 걸린다. 공항에 전용 데스크를 두고 있는 케이블비치클럽리조트(www.cablebeachclub.com)가 좋다. 해변을 산책하고 노을을 즐기기에 편하다.

닝갈루리프는 엑스마우스에서 가깝다. 스카이웨스트항공이 퍼스~엑스마우스 구간을 하루 2회 운항한다. 2시간 걸린다. 서호주정부관광청 한국대표사무소 (02)6351-5156,www.westernaustrali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