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내 증시는 금융통화위원회, 옵션만기일 등의 이벤트 영향으로 큰 폭의 변동성 장세가 예상된다.

지난 11일 코스피 시장에서는 주도주인 IT(정보기술)주에 대한 업황 둔화 우려가 부각되며 외국인 매도가 이어졌고, 지수는 20포인트 넘게 하락해 20일 이동평균선(1765) 아래로 밀려났다. 이러한 가운데 이날 열리는 이벤트와 미국 증시 하락 등의 여파로 지수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증권업계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25%로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데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한국금융투자협회의 '8월 채권시장지표 동향'에 따르면 설문응답자의 74.4%는 이달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예측이 일부 엇갈린다"며 "공공요금인상,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을 우려하는 시각에서는 추가 인상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있는 상황에서 2달 연속 인상이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기준금리를 인상하더라도 경기회복에 대한 정책당국의 자신감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부정적인 이벤트만은 아니라는 것이 임 애널리스트의 평가다.

아울러 옵션만기일을 맞아 프로그램 매수차익잔고 출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만기 이후 지난 11일까지 프로그램 매수로 유입된 금액이 6조5000억원에 달하고, 이 가운데 3조5000억원이 차익거래로 들어왔다. 프로그램이 수급상 지수 상승의 큰 역할을 했던 만큼, 부담도 그만큼 커졌다는 분석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전날 하락 과정에서 선현물 가격차인 베이시스의 약화가 나타났고 컨버전이 -0.2포인트까지 개선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옵션만기 상황은 우호적이지 않다"며 "대략적인 청산 가능 물량의 규모는 2000억원 이상으로 판단되며 그 동안의 상승추세가 훼손됐다는 측면에서 추가 하락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경기지표의 부진과 세계 경기 둔화 우려로 미국 증시가 2% 넘게 급락한 것도 투자심리 위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11일(현지시간) 미국증시는 부진한 경기지표와 경기둔화 우려가 반영되며 2% 넘게 밀렸다. 미국 상무부는 6월 무역적자가 전달 대비 19% 증가한 499억달러로 지난 2008년 10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전날보다 2.49% 내린 1만378.83으로 장을 마쳤다. S&P 500지수는 2.82%, 나스닥종합지수의 경우 3.01% 하락 마감했다.

다만 풍부한 유동성을 감안하면 주변환경은 국내 증시에 우호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엔화 강세와 달러 약세 등 최근 환율 추이 역시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동필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통화정책은 이미 노출된 재료로, 호재로서의 가치는 희석되고 앞으로는 재정정책에 거는 기대가 더 커질 것"이라며 "자금 흐름 지표를 보면 세계 유동성은 여전히 양호할 것으로 전망돼 외국인 매수는 이어질 수 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경기 둔화 우려가 지수 발목을 붙잡고 있는 가운데, 이번 주말 발표되는 미국 경제지표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나올 예정인 미국 소매판매와 소비심리평가지수가 시장 예상대로 전월 대비 개선된다면 경기 우려가 완화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경닷컴 김하나·오정민·최성남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