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이 글로벌 위기에서 회복되면서 위험자산으로 자금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증권사 CEO들은 자금 흐름을 놓칠새라 무더위에도 휴가도 반납한 채 경영전략을 다잡으며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직 경제 회복세가 더딘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을 꾀하는가 하면,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며 투자심리 잡기에 나서고 있다. 한국경제TV는 서면 인터뷰를 통해 증권사 CEO들의 경영전략과 계획을 들어보기로 했다. "아시아 자본시장,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혼재된 기회의 시장" "영업수익 30~50% 해외서 창출.. '아시아 종합증권사'로 성장할 것" -유준열 동양종합금융증권 사장 Q. 지난해 대부분 증권사들이 전년 금융위기에 따른 기저효과, 증시 부활에 따른 수익 증가로 실적이 대폭 개선됐습니다. 아직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들이 많이 남아있고, 일각에선 당분간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을 크게 기대하긴 어렵다고 관측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전략으로 경영을 해 나가실 계획인지 궁금합니다. A. 그 동안 자산관리영업과 IB영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면서 두 사업부문간 시너지 창출로 우수한 성과를 거둬 왔습니다. 앞으로도 현행 전략의 큰 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그 성과를 극대화하는 데 주력할 것입니다. 종합자산관리영업은 그동안 역점을 두었던 고객과 예탁자산의 증대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브로커리지영업 경쟁력 강화에도 힘써 수익성 향상에 보다 중점을 둘 예정입니다. IB영업은 이미 업계 1위에 오른 채권인수부문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세인 주식인수부문을 강화하는데 주력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올해 초에 개설한 홍콩현지법인을 거점으로 해외사업부문을 본격 가동하여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국내 사업영역과의 시너지효과를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Q.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증권사들이 가장 두드러지게 내세운 전략이 있다면 '브로커리지 위주 수익구조 탈피'와 'IB역량 강화'일 것입니다. 하지만 IB업무의 경우 선진국보다 제도적인 측면에서 뒤처지는 부분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어느쪽에 비중을 두고 계신지요? 사업을 원활히 추진하는데 있어 개선이 필요한 것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A. 브로커리지 위주 수익구조 탈피와 IB역량 강화는 별개의 사안이 아니라고 봅니다. 브로커리지 위주 수익구조의 탈피는 IB, 자산운용 등 브로커리지 이외 사업부문을 더욱 강화하고 수익원을 다변화할 때 가능하게 됩니다. 브로커리지 영업은 증권회사의 가장 기본적인 사업영역이며 수익성 또한 여전히 높은 분야로, 포괄적으로 보면 자산관리영업의 한 부분입니다. 저희는 종합자산관리와 IB를 양대 축으로 하는 사업구조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성 다변화, 수익의 안정성과 상호 보완 측면에서 같이 성장시켜 나가야 할 사업부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동양종금증권은 직장인 CMA 상품으로 큰 인기를 모았습니다. 한정된 금융시장에서 획기적인 상품으로 그만한 관심을 이끌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요, CMA의 뒤를 이을 '간판상품'으로 구상하고 계신 상품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A. CMA 통장이 처음에는 직장인의 월급통장, 주부들의 생활비통장으로 Positioning 하며 많은 인기를 누렸습니다.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CMA 통장의 서비스 영역을 확대하여 보다 대중적이고 진화된 서비스를 통한 고객만족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업계 최초로 '자녀사랑CMA'와 '자녀사랑적립식펀드'를 출시해 30~40대 자녀를 둔 CMA고객분들이 자녀의 교육자금 등을 체계적으로 마련할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또 증여세 부담없이 실질증여금액의 증대를 기대할 수 있는 '동양자녀사랑 사전증여신탁' 등 '생애 자산관리'를 위해 전방위적인 상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 모든 상품, 서비스, 자문을 결합해 고객 한분 한분에게 목적자금별 맞춤형 재무설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자산관리브랜드 'MY W'를 출시했습니다. 'MY W'는 과학적인 자산관리 시스템과 아울러 고도로 교육받은 당사의 전문가들이 고객분들의 재무적 목표를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가는 맞춤형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입니다. 향후 'MY W'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자산관리 서비스가 돼 많은 고객님들의 자산증식과 생애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Q. 지난 2006년 뉴욕사무소를 시작으로 지난해 일본 사무소, 올 2월에는 홍콩법인을 설립하는 등 적극적인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습니다. 국내와 해외시장의 비중은 어떻게 가져가실 계획인지, 해외시장에서의 장기적인 전략은 어떻게 세우셨는지요? A. 동양종합금융증권에 있어 올해는 지난 2월 홍콩현지법인 설립을 계기로 아시아자본시장 진출을 본격화하는 원년이 될 것입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올해 프놈펜사무소를 법인화해 종합증권사 라이센스 취득을 완료, 향후 캄보디아 자본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고 기타 아시아 신흥국가의 자본시장 진출도 적극 검토할 계획입니다. 아시아 자본시장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으로 일본, 싱가포르, 홍콩 등 선진화된 시장과 중국,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성장잠재력이 큰 신흥시장이 혼재돼있는 기회의 시장입니다. 저희는 아시아 역내 선진시장과 신흥시장간 자본의 수요와 공급을 연결하는 Financial Intermediary로서의 역량을 강화헤 전체 영업수익의 30~50%를 해외사업으로 창출하는 아시아자본시장의 종합증권사로 성장, 향후 명실상부한 Global IB로 성장한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홍콩현지법인을 아시아 자본시장의 금융허브로 육성하고, 아시아 역내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에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입니다. 세계 모든 시장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해외시장 진출 및 해외사업 경쟁력 확보는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며, 해외사업 역량은 결국 국내시장에서의 사업역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합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국내시장에서 최고의 리테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CMA를 포함한 자산관리영업분야와 채권인수분야 등에서 업계 수위의 시장지위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회사가 보유한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고, 해외사업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국내시장에서의 시장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이에 국내와 해외시장을 구분하여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전반적인 비지니스 역량을 강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여 글로벌 금융투자회사로 자리매김 할 계획입니다. Q. 최근 증권사 자문형 랩으로 자금이 몰려들고 있습니다. '맞춤형 투자'로 투자자들에게 인기를 모으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소수 종목에 대한 집중 투자로 리스크가 크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자문형 랩으로 자금이 유입되는 배경은 무엇이라고 보시고, 상품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지요? A. 그동안 주력 상품인 펀드는 편입비중제한, 수익자 총회규정 등으로 시장상황에 재빠르게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반면 자문형 랩은 펀드에 비해 주식의 편입비중 및 종목별 편입비에 대한 제한이 없기 때문에 시장상황에 따라 0~100%의 탄력적인 조정이 가능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 최근 많은 고객들이 찾고 있습니다. 또한 펀드는 투자자가 편입종목에 대한 즉시 확인이 어렵지만 랩 상품의 특성상 보유종목의 변화를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랩의 보유종목은 대부분 10개 내외로 구성되는 집중매매 방법의 운용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편입종목에 따라 수익률의 편차도 크게 나타날 수도 있고, 펀드에 비해 시장상황의 하락이나 주도주의 변화시기에 손실이 펀드보다 클 수가 있어 리스크 관리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한동안 줄을 이었던 증권사들의 SPAC 상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일부 SPAC들이 상장 이후 공모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거나, 최근 증시 조정으로 상장을 미루는 곳도 있었는데요. 향후 시장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A. 현재 하반기에 상장을 대기 중인 SPAC만 12개에 달할 정도로 SPAC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규모(200억 전후)와 합병대상(녹색성장)이 대부분 엇비슷하고 차별화가 되지 않고 있는 점은 우려됩니다. 보다 차별화된 합병전략으로 SPAC의 합병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공모 성공여부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선 SPAC들의 운용결과가 나오게 되면 본격적인 옥석가리기가 시작될 것이고, 이에 따라 향후 SPAC의 판도가 결정될 것입니다. 한때 급등했던 SPAC의 주가가 제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다소 조정이 과했던 면이 있었지만 현재는 대부분 공모가 근처에서 안정적으로 거래되고 있고 거래량도 적정한 수준으로 보입니다. 이는 바람직한 현상이며 투자자들의 SPAC 상품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SPAC의 주가는 운용주체의 역량에 따라 개별적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Q. 증권업계는 유독 업체 간 직원 이동이 잦은 편입니다. 리서치센터 연구원이나 딜러 등 전문인력이 그만큼 많기 때문일텐데요. 국내 증시가 한 단계씩 성장해갈수록 증권사들은 무엇보다 리서치센터 역량을 강화하는데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증권사에 있어서 리서치센터의 가치와 동양종금증권의 강점을 말해주세요. A. 증권사에 있어서 리서치센터의 가치를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think tank'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서치센터가 각 사업부문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고, 리서치센터의 역량이 증권사의 역량에 많은 부분 영향을 끼치기 때문입니다. 저희 또한 수년간 리서치센터의 역량 강화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저희 리서치센터의 강점은 우선 In-House Research 기능이 탁월해 기관투자가와 리테일 등 주요 고객에 충실 하는 한편 IB, 자산운용, 그룹 계열사 등을 지원하여 상호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채권영업 부문을 지원하고 있는 신용(credit) 분석 분야는 인적, 질적인 측면에서 업계 최고의 수준이라는 시장의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리서치 커버리지의 전략적인 확대 또한 저희 리서치센터의 강점입니다. Q. 요즘 들어 부쩍 증권사에 대한 취업 열기가 높아졌습니다. 올해 신입 모집에서도 대부분 증권사들이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들었습니다. 이처럼 증권사에 대한 취업열기가 높아진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A. 지원자 증가는 증권사의 지속성장을 위한 필수요소인 우수인재 확보라는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올해 증권사 취업 열기는 자본시장통합법의 시행과 더불어 업무영역의 지속적인 확대에 따라 우수인재를 확보하려는 증권사의 의지와 미래 성장산업인 금융업에서 본인의 비전을 실현하고자 하는 지원자들의 열의가 맞물린 결과라고 봅니다. 최근 신입사원들은 목표에 대한 의지가 명확하고, 성과주의 보상시스템에 익숙해 본인의 역량을 적극적으로 발휘합니다. 이런 신입사원들의 열정이 동양종합금융증권의 창의적인 도전과 맞물렸을 때 보다 커다란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Q. 시대가 변할수록 '권위적인 사장'보다는 '소통 잘하는 사장'이 경영코드로 떠오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기업들도 각기 고유의 소통 문화를 마련해가는 분위기인데, 동양종금증권은 어떤 형태로 소통이 오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기업체질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 효율과 성과위주의 기업경영은 글로벌 경쟁환경에서 도태되지 않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입니다. 다만 성과관리 시스템 등 하드웨어의 변화속도에 맞추어 기업문화나 일하는 방식 등 소프트웨어가 효율적으로 정착되지 못했고 IT기술의 발달 등으로 인한 세대차이도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과 안정성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됐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못한 조직운영이나 경직된 기업문화는 창의적인 사고와 상시적인 혁신활동을 저해하며 구성원들의 몰입도를 낮추게 돼 변화에 둔감한 조직을 만드는 요인이 됩니다. 이러한 상태가 계속된다면 조직 분위기가 침체되고 구성원들의 사기와 만족도가 떨어져 결국 생산성 저하와 이직률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인식해 올해 1월 경영기획본부 내 기업문화혁신팀을 신설하고 경영철학과 기업문화를 반영한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상하간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를 통한 열린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전 임직원을 200명 내외의 소그룹으로 나눠 매월 1회 호프데이(Hof day)를 개최해 경영진과 직원간의 다양한 의견을 개진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자리를 갖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제안과 개선활동을 일상화하기 위한 제안마당을 운영하고, 우수제안 직원에게는 매월 심사를 통해 포상하고 있습니다. 이 외에 경영소식 등의 상시 전파를 통한 열린 기업문화 조성을 위해 2008년부터 사내방송을 운영하고 있으며, 사내방송에서는 사내/그룹 뉴스, 우이소(팀점 소개), TYBS퀴즈쇼 등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영 중입니다. 하반기에는 그룹웨어(T-ONE) 내 CEO 단상 게시판, 기업문화 토론방, 질문/응답 게시판을 오픈하여 구성원들이 기업문화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전반적인 사내생활, 업무방식 등에 대한 개선의견을 개진하고 제안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확대할 예정입니다. ◇ 유준열 동양종합금융증권 사장 프로필 ◇ * 1953년 출생 * 1977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 졸업 * 1985년 동양증권 입사 * 동양증권 동경사무소, 경영지원본부장, 동양카드 대표이사 * 동양온라인 대표이사, 동양창업투자 대표이사, 동양SYSTEMS 대표이사 * 現 동양종합금융증권 대표이사 사장 채주연기자 jycha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