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배금 한푼도 지급못해
사업권 안팔려 만기 연장도
부동산 경기 침체로 각종 개발사업들이 난항을 겪으면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 투자한 펀드들이 수익 상환에 차질을 빚고 있다. 펀드 중간수익금을 지급하지 못하는가 하면 사업권을 팔지 못해 펀드 만기를 연장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골든브릿지자산운용은 '골든브릿지특별자산 17호'에서 최근 6개월간 운용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중간수익금을 분배할 수 없게 됐다고 지난 10일 공시했다. 이 펀드는 한국자산신탁이 시행한 인천 영종도 스카이리조트 개발사업 관련 대출채권을 695억원어치 매입한 뒤 6개월마다 투자금의 연 8.9%를 지급하고 만기 시 사업권을 매각해 원금과 추가 수익을 돌려주기로 한 펀드다.
그러나 지난해 분양이 중단된 데다 사업권 매각마저 성사되지 못해 1년 동안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한푼도 주지 못했다. 골든브릿지운용 관계자는 "이 펀드는 시행사가 리조트를 분양해 이자를 납부해야 투자자들에게 6개월마다 수익금을 줄 수 있는데 1년 전 분양이 중단됐고,매각을 하려 해도 부동산 경기가 급랭하면서 계약이 취소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익금 지급액이 목표수익률을 크게 밑도는 펀드도 적지 않다. 평택 모산영신지구 도시개발 PF에 1394억원을 투자한 'PAM부동산 3호'는 6개월마다 연 8%대 수익금을 지급해 오다 지난달에는 연 2%만 지급했다. 작년 1월 시공사인 월드건설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이후 사업권이 팔리지 않은 탓이다. 롯데건설 캐슬스파월드 관련 PF에 650억원을 투자한 '골든브릿지특별자산 8호'도 지난해 미분양으로 분양이 아예 중단돼 연 8.2%인 수익률을 지난 6월에는 연 2%대로 대폭 낮췄다.
사업권을 팔지 못해 만기를 연장하는 사례도 있다. 지난 9일 시행사 파이시티의 파산신청으로 좌초된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센터 개발사업에 3900억원을 투자한 '하나UBS클래스원특별자산 3호'는 12일 수익자 총회를 열어 투자자들에게 1년 만기 연장 여부를 물을 예정이다. 이 펀드는 이미 74억원의 평가손실이 난 상태다.
부동산펀드는 대부분 폐쇄형이라 중도 환매가 불가능해 투자자들은 고스란히 손실을 떠안게 됐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2007년까지 부동산 경기가 좋아 PF에 투자하는 펀드가 많이 출시됐지만 올 들어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손실 위험이 커졌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