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만기일(12일)을 하루 앞두고 외국인이 선물을 대량으로 팔아치웠다. 현물(주식)이나 옵션과 연계된 물량은 아니어서 당장 만기일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11일 선물시장에서 모두 1조1629억원을 순매도했다. 장 초반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선물 매도는 한때 1조5300억원까지 불어났다가 마감 직전 소폭 줄었다. 이날 순매도는 지난 1월22일(2조2965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증권(4027억원)을 중심으로 한 기관이 장중 외국인의 매물을 받아낸 덕분에 베이시스(현 · 선물 간 가격차)가 크게 좁혀지지 않아 프로그램 매도는 225억원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옵션만기일과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조정 결정을 앞두고 외국인이 지수 하락에 베팅하면서 선물 매도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손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현물과 연계된 차익거래가 많지 않았고 장 막판에 팔았던 선물을 다시 매수했다는 점에서 연속성 없는 단타 매매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증권 등 외국인 매물을 받아줄 매수 주체가 약해질 경우 증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승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수차익 잔액이 9조원을 넘어선 상황이어서 외국인의 대량 매도로 베이시스가 악화될 경우 차익거래 청산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이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