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매각 주관사인 삼정KPMG와 맥쿼리,세종 컨소시엄이 이날 오후 입찰제안서를 마감한 결과 인도 마힌드라그룹과 루이아그룹,영안모자 3곳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르노-닛산과 서울인베스트,독일계 금융펀드 등 3개 예비 입찰자들은 불참했다. 르노-닛산 관계자는 "쌍용차를 인수하려던 목적 중 하나가 르노삼성의 생산량 확대였는데 인수 비용이 부산공장 증설 비용보다 많다는 판단"이라며 "지금으로선 완전히 손을 뗐다고 보면 맞다"고 말했다.
입찰에 참여한 기업 중 마힌드라는 인수전 초반부터 삼성증권과 유럽계 로스차일드를 자문사로 선정하는 등 적극적 행보를 보여 왔다. 특히 인도 최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제조업체란 점에서 이번 인수전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쌍용차와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루이아그룹 역시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일부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는 등 인수 의지를 피력해 왔다. 하지만 마힌드라와 루이아,영안모자 모두 법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입찰 가격을 써낸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 관계자는 "작년 말 삼일회계법인이 조사한 쌍용차 청산가치가 9560억원인데,인수 후보자들이 이보다 낮은 가격을 써낼 경우 유찰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이르면 12일 우선협상 대상자 결정 여부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힌드라 등 인수 후보자들은 쌍용차 지분 인수 가격과 함께 부채(7260억원),신규 차입금(1000억원),밀린 임금 및 공과금(320억원) 등의 처리 방향을 제시했다.
쌍용차 입찰이 유찰되면 법원은 재입찰 수순을 밟게 된다. 이 경우 쌍용차 인수 가격이 다소 낮아지며,르노-닛산과 서울인베스트 등 1차 때 불참했던 후보자들이 다시 참여할 수도 있다. 박윤배 서울인베스트 대표는 "쌍용차 인수 가격이 지나치게 높다는 생각에 1차 때 포기했지만 재입찰에 부쳐질 경우 참여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회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매각 작업이 지연될 경우 신규 자금 투입이 늦어지면서 신차 코란도C(프로젝트명 C200) 양산도 순연될 수밖에 없어서다. 쌍용차는 회생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되는 코란도C의 개발을 끝내놨으며,양산 개시를 위한 자금 투입만 기다리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최근 들어 월 판매량이 7000대를 넘어서는 등 회생 가능성이 높아져 내부적으로 상당히 고무돼 있다"면서 "새 주인 찾기가 빨리 이뤄지지 않으면 직원들 사기가 떨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