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하던 스팩(SPAC · 기업인수목적회사)의 주가가 다시 꿈틀대고 있다. 공모가 부근까지 떨어진 스팩의 안정성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스팩1호는 10일 7.77% 급등한 2080원에 거래를 마치며 나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가가 2000원대에 올라선 것은 3개월 만이다. 대우스팩도 1.38% 상승,나흘째 뛰었고 현대스팩1호는 1.52% 올라 이틀째 강세를 나타냈다. 이 밖에 신영스팩1호한화SV스팩1호 등도 강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스팩은 장외 우량업체를 M&A할 목적으로 상장된 페이퍼컴퍼니로 지난 3월 증시에 첫선을 보였을 땐 이상급등하며 과열 양상을 나타냈다. 하지만 스팩 공급 과잉 우려가 제기되고 합병은 빨라도 내년 초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열기가 급격하게 식어 공모가를 밑도는 스팩이 줄을 이었다.

관심이 식었던 스팩이 재조명되는 것은 주가지수 1800선 부근에서 스팩의 안정성이 재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오주식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지수가 연고점 수준에서 거래되면서 M&A 실패 시엔 공모가 수준에서 투자원금 대부분을 돌려주는 스팩의 안정성이 주목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직 시기적으로 합병을 발표하기는 이르지만 스팩 주가는 발표가 임박한 순간부터 움직이는 특성을 감안해 중장기 투자에 나서는 수요가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아울러 대신증권스팩 등 이달 공모에 나서는 스팩이 6곳에 달하는 점도 스팩에 대한 관심을 다시 높이는 요인이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