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코웨이 '렌털 방식' 말레이시아서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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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4100대 판매 1위로
디자인 성능 뛰어난 고가제품
이슬람 문화 맞춰 남자 코디 늘려
디자인 성능 뛰어난 고가제품
이슬람 문화 맞춰 남자 코디 늘려
10일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웅진코웨이 현지법인.2년째 웅진코웨이 정수기를 판매하고 있다는 씨니씨(33)는 "말레이시아의 명동이라고 불리는 '부킷 빈탕'에 갈 때마다 웅진코웨이의 직원이라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거리엔 'I♥COWAY'라고 써있는 대형간판이 걸려 있다. 그는 "2년 전까지만 해도 주변에서 웅진코웨이가 어떤 회사인지 몰랐는데 지금은 삼성,LG와 함께 한국 기업으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월 판매량 1위
웅진코웨이 정수기가 말레이시아에서 인기 상한가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영업 중인 HSBC,도요타 등 다국적 기업들이 웅진코웨이의 정수기를 사용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월 판매량 4100대,관리 제품 수 3만4000대를 돌파하면서 월 판매량 기준으로 업계 1위로 올랐다. 누적 판매량 기준으론 다이아몬드,암웨이,엘켄에 이어 4위다. 현재 말레이시아 법인에서 판매를 담당하는 헬스플래너(HP) 1340명,관리를 담당하는 코디 182명이 일하고 있다.
2006년 5월 설립 당시 웅진코웨이의 성공은 미지수였다. 말레이시아는 정수기 보급률이 60%에 달할 정도로 큰 시장이 형성돼 있었지만 다이아몬드,암웨이 등 다국적 정수기 업체들이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직접 필터를 교체하는 데 익숙했기 때문에 코디가 직접 방문하는 웅진코웨이의 서비스를 낯설게 여겼다. 이 회사는 2007년 월 평균 판매량 396대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웅진코웨이는 현지 맞춤 전략을 다시 짰다. 디자인과 성능이 뛰어난 고가 제품을 내세웠다. 웅진코웨이 냉온정수기 판매가는 3200링깃(110만원대)인 데 반해 경쟁사 제품은 2000링깃(70만원대) 수준이다. 박재영 법인장(41)은 "말레이시아는 수도관이 낡아 정수기 성능에 따라 물 맛이 확연하게 다르다"며 "가격이 비싸더라도 품질 좋은 정수기를 사용하고자 하는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다.
◆현지 맞춤화 전략… 남자 코디 30%로
코디에 대한 인식도 바꿔나갔다. 고객들은 처음에 가사 도우미 역할과 다름없다고 생각했던 코디에 대해 이젠 서비스의 질을 높여주는 전문가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의 경우 5% 안팎인 남자 코디 비율도 30%로 늘렸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 국가이기 때문에 여자 코디가 남자 혼자 있는 가정 방문을 부담스러워했다. 이 같은 경우 남자 코디가 방문하도록 한 것이다.
말레이시아 법인의 매출액은 2007년 3억2000만원,2008년 15억7000만원,지난해 112억원으로 수직 상승했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253억원이다. 최근엔 동남아시아,중동에서 찾아오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 웅진코웨이 정수기가 말레이시아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으며 주변국과 이슬람권의 중동국가들에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덕분이다.
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은 "말레이시아 법인의 성공은 웅진코웨이가 해외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내년까지 말레이시아에서 관리 제품 수 10만대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쿠알라룸푸르=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