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등장한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이 모멘텀(상승동력) 부재로 여전히 냉대를 받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스팩을 사들이고 있는 기관이 있어 주목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자산운용은 신한스팩1호히든챔피언스팩1호를 각각 1만주와 6만5000주씩 추가 매수했다. 이에 따라 보유지분은 17.10%와 17.48%로 늘었다.

신한스팩1호는 4930원에 사들였고, 히든챔피언스팩1호는 1979원~1985원에 매입했다. 공모가인 5000원과 2000원 아래서 매수한 것이다.

동부자산운용은 지난달 29일에도 동양밸류스팩 870주를 공모가 1만원보다 낮은 9970원~9990원에 추가 매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홍현기 동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이번 추가 매수는 지난달에 설정된 공모 스팩펀드의 주식비중을 채우기 위한 것"이라며 "스팩은 인수·합병(M&A)를 못하고 해산되도 공모가는 보장이 되기 때문에 공모가 아래서의 추가 매입은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동부자산운용은 현재 500억원 규모의 스팩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 본부장은 "스팩은 설립 이후 1년이 지나야 공식적으로 M&A활동을 할 수 있다"며 "작년 12월께 설립된 대우증권스팩을 시작으로 오는 12월부터 스팩들이 M&A 활동을 시작하면 스팩주들의 모멘텀이 살아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공모가 보장으로 주가의 하방경직성이 있다는 것과 향후 M&A 기대감 등을 감안하면 스팩은 투자매력이 있다"며 "최근 꾸준하게 공모펀드로 자금이 들어오고 있는 것도 이같은 의미"라고 판단했다.

다만 모멘텀이 가시화되기 전에는 공모가 이하에서의 매수매력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장점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공모가가 보장되기 때문에 공모가 아래서의 매수가 부담없기는 하지만 합병 기대감 등의 모멘텀이 나오기 전까지는 공모가 이상의 의미있는 상승도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