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1800선에 바짝 다가서면서 펀드환매가 22거래일째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펀드환매 행진은 지수 하락기 펀드열풍의 주역이었던 미래에셋증권에 고스란히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1분기(4~6월) 순이익은 23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0.3% 감소했다. 매출액은 3451억원으로 37.3% 줄었고 영업이익도 59.8% 감소한 241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같은 실적은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금리 상승과 IRS() 스프레드 확대로 인한 상품운용 수지 악화 등에 따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펀드 시장 위축에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펀드환매가 지속되면서 펀드 판매 수익은 여전히 저조한 상황이다. 1분기 미래에셋증권의 수익증권 판매 수익은 전분기 대비 0.8% 증가한 348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최근 22거래일째 자금 유출이 계속되면서 3조5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순유출됐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604억원이 빠져나갔다. 이달 들어 닷새만에 7522억원이 이탈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의 주식형 펀드 설정액 또한 6월말 기준, 12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9.5%, 전분기 대비 7.2% 각각 감소하며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이 아직 금융위기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동부증권은 이날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금융위기 이후 수익증권 부문만 아니라 브로커리지, IB 등 전반에서 점유율 동반 하락이 나타나고 있다"며 "단정하기 힘들지만 펀드시장의 침체로 인한 브랜드 파워 약화로 고객 기반 자체가 축소중이거나 보수적인 경영정책으로 인해 리스크 높은 사업 부문이 크게 위축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동부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의 목표주가를 기존 8만원에서 7만원으로 내려잡고 투자의견도 '보유'로 하향 조정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앞으로 증시 상승에 따라 추가 환매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어 미래에셋증권의 자산관리 부문의 수익성 회복에는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며 연간 실적을 소폭 내려잡았다.

또 우리투자증권은 "펀드시장 침체로 인한 수익증권 판매 수수료 부진을 랩어카운트 등의 자산관리 수수료가 상쇄하고 있지만 랩어카운트로의 자금 유입의 지속성 여부, 수수료 경쟁 등이 존재한다"며 투자의견 '보유'와 목표주가 5만8300원을 유지했다.

삼성증권도 펀드시장 위축에 따른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며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보유'의견과 목표주가 5만8000원을 유지했다. 토러스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도 '보유'의견을 유지했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