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 수박이 가장 많이 팔리는 달이 예년에는 6월이었으나 올해는 7월로 바뀌었다. 올 3~4월 이상저온 현상으로 수박 생육이 늦어지면서 맛 좋고 당도 높은 하우스 수박이 7월 들어 본격적으로 나오고 지난달 무더위 영향으로 수박을 찾는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9일 신세계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127개 이마트 점포에서 올린 수박 판매액은 170억원으로 월별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70% 증가했고 전월보다도 20억원이나 많았다. 7월 수박 판매액이 6월을 앞지른 것은 2004년 이후 6년 만이다.

2005~2009년에는 6월 판매액이 7월보다 많았다. 작년에는 수박 판매액이 6월(120억원)뿐만 아니라 5월(110억원)에도 7월(100억원)보다 높았다. 올해는 6월 수박 매출이 15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0억원 많았으나 5월은 80억원으로 27% 감소했다.

이호정 이마트 수박 바이어는 "일반적으로 5~6월은 하우스에서 재배된 수박이 출하되는 시기로 당도나 품질이 7~8월에 나오는 노지 수박보다 뛰어나고 참외 외에는 경쟁 과일이 없어 가장 많이 팔리는 시기"라고 말했다. 올해는 이상기온으로 7월 이후에도 당도 높은 하우스 수박이 나온 데다 지난달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져 야간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무더위가 시작되기 전인 6월에 가장 많이 팔리는 에어컨도 올해는 7월 매출이 6월을 앞질렀다. 지난달 이마트 에어컨 매출은 200억원을 기록, 전달(160억원)보다 40억원 많았다. 지난해는 7월 매출이 95억원으로 6월(170억원)의 절반 수준이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