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악화된 수급과 미국 증시 하락 등의 영향으로 3거래일째 숨고르기 장세를 나타냈다.

6일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0.03포인트(0.00%) 내린 1783.83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5일(현지시간) 미국 고용지표 악화 등에 따른 미국 증시 하락이 투자심리 부담요인으로 작용, 약보합세로 장을 출발했다.

이후 지수는 하락폭을 늘려 한때 1769.46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외국인 매도세가 축소된 가운데 확대된 프로그램 매수 기조와 연기금 등 기관 매수세에 힘입어 낙폭을 회복한 후 장중 간간히 반등을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주요 기업의 실적발표가 마무리되면서 코스피 지수의 상승 모멘텀(상승요인)이 한풀 꺾인 가운데 관망 심리가 확산되는 분위기였다. 증시 전문가들은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다음주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 결정 등을 앞둔 시점에서 이를 확인하고 가자는 분위기가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외국인은 45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 2거래일 연속 매도 우위 기조를 이어갔다. 전기전자 업종에서 1800억원 이상 매도 우위를 나타냈고, 금융, 건설, 은행 등을 순매도했다.

기관은 1609억원 매수 우위로 장을 마쳤다. 연기금이 구원투수 역할을 맡아 882억원 매수 우위를 기록했고 투신 역시 251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개인은 126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프로그램 역시 지수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맡았다. 차익거래는 1598억원, 비차익거래는 1035억원 순매수를 기록, 전체 프로그램은 2634억원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업종별로 화학, 철강금속, 증권, 음식료, 제조, 유통 등이 하락했다. 은행, 섬유의복, 전기가스 등은 올랐다.

외국인이 IT(정보기술)주를 연일 '팔자'에 나서면서 전기전자업종이 약세를 이어갔다.

종목별로는 다소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LED(발광다이오드) 업황 우려가 가시지 않은 가운데 관련종목인 삼성전기LG이노텍이 2∼3% 하락했고, 삼성전자, LG전자, 삼성SDI, 삼성테크윈 등 역시 내림세를 나타냈다.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업황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외국계 증권사 창구에서 매수세가 유입되며 2% 가량 뛰었다. 하이닉스는 실적 우려가 과도하다는 인식과 현대중공업의 인수 의사가 부각되면서 4% 급등했다.

자동차주들은 약세를 보였다.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 매물이 출회된 가운데 현대차그룹주인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가 2∼3% 밀렸다. 쌍용차 역시 4%대 떨어졌다.

이와 함께 자동차 부품·설비업체인 글로비스, 한일이화, 에스엘 등 역시 4∼6%대 하락했다.

섬유의복 업종이 업체들의 실적 호조 기대를 바탕으로 상승했다. LG패션이 3거래일 연속 올라 3만원대 주가를 회복했고, 한섬은 52주 신고가를 재차 새로 썼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혼조세를 보였다. 현대모비스는 3%대 하락하며 시가총액 순위가 6위에서 7위로 내려갔다. 한국전력은 멕시코 가스화력 발전소 사업을 수주했다는 소식에 상승 마감했다.

농산물 가격 상승과 함께 비료, 농약, 농기계 제조업체들의 주가가 급등했다. 조비가 상한가로 뛰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경농이 11% 넘게 뛰었고, 대동공업, 동부하이텍, 남해화학, 삼성정밀화학 등도 2∼8%대 치솟았다.

조선주들은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각각 6%, 7%대 급등했고,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등도 상승 마감했다. 반면 연일 신고가를 경신했던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연대미포조선 등은 차익매물로 하락세를 보였다.

증권주들이 지수 조정 여파로 약세를 기록했다. 대우, 우리, 현대 동양 등의 증권사 주가가 내렸다.

동부정밀화학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동부CNI와의 합병 소식에 상한가로 치솟았다. 대우건설은 5116억원 규모의 리비아 화력발전소 공사 수주 소식에 힘입어 반등, 1%대 상승했다.

상한가 10개 등 401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2개 등 383개 종목은 내렸다. 91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