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주식형펀드 환매규모가 2조원을 넘었습니다. 지수가 쉽게 오르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펀드 환매물량인데요. 취재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김기자 우선 최근 펀드시장 자금 흐름부터 살펴보죠. 네 말씀하신대로 지난달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2조6천억원의 자금이 환매 즉 순 유출됐습니다. 6월 2조2천억원 보다 약 4천억원 정도 증가한 것이구요. 하루 평균 1200억원 정도가 빠져나온 겁니다. 박스권의 지루한 흐름을 보이던 증시가 박스권 상단을 조금씩 높여가며 연고점을 올려놓자 펀드 투자자들이 원금 회복 욕구 그리고 시장이 빠르게 상승하지 못하자 일찌감치 수익을 챙겨 놓자는 심리가 시장에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8월들어서도 이런 펀드 환매는 지속되고 있는데요. 8월의 첫거래일이었던 지난 2일 하루 1033억원의 자금이 국내주식형펀드에서 빠져나왔구요. 다음날에도 849억원이 유출됐습니다. 이 같은 국내 주식형펀드의 자금유출은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고 올라갈 때마다 그 규모가 커지고 다시 1700선 아래로 내려가면 유입자금 규모가 늘어나는 모습을 반복하고 있는데요. 아무튼 연초부터 지금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 규모는 8조7천억원 수준입니다. 올들어서 8조7천억원이면 거의 9조원 아닙니까? 적은 규모가 아닌데.. 문제는 시장이 상승할 때 펀드환매규모가 커진다는 거 아닌가요? 그렇다면 1800p 위쪽에서는 어떻게 될 것으로 분석되나요? 말씀하신대로 펀드 환매는 지수가 올라가면 그 규모를 키워왔습니다. 실제로 코스피지수 1800~2000p 사이에 펀드환매 물량은 13조원 가량이 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보시는 그래프가 지수대별 펀드 자금 유출입 동향인데요. 지난 2007년 지수가 2000p에 갔을 때 펀드를 통해 시장으로 유입된 자금 규모가 약 18조원 정도가 됩니다. 하지만 18조원 전부를 저희가 환매물량으로 파악하지는 않구요. 이 중 5조원 정도는 저가매수 물량 즉 다시말해 그 지수 구간에서도 하단에서 매수에 들어와서 쉽게 빠져나가지 않을 자금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 5조원의 자금을 빼면 13조원 정도의 자금이 이론상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환매될 가능성이 있는 물량입니다. 전문가 얘기를 직접 들어보시죠.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투자분석부 과장 “2007년 지수 2000부근에서 들어온 자금이 13조원 정도된다. 더구나 그 당시 9월,10월에 많은 자금이 들어왔는데... 3년 만기로 치면 올해 9월, 10월이 환매 집중 구간이 될 가능성이 있다.” 들으신 대로 이론 상으로 1800p 이상에서 나올 수 있는 국내 주식형펀드 환매 물량은 13조원이나 됩니다. 더구나 올 9월과 10월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인데요. 펀드가 만기라는 개념이 딱히 없지만 보통 가장 많이하는 적립식으로 가입하게 되면 3년 불입을 조건으로 하기 때문에 3년 이후에는 쉽게 환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증권사들은 이론상 13조원의 매물에서 절반 수준인 6조원 정도의 자금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분석합니다. 이것도 전문가 얘기를 들어보시죠.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투자분석부 과장 “적립식으로 투자를 대부분하고 있고... 시장이 1800p 이상으로 올라가게 되면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본다. 가지고 가야할지, 환매를 해야할지 고민하게 되는데 그렇다고 한다면 13조원 전체가 시장에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더구나 외국인과 연기금이 시장을 최근에 끌고 있기 때문에 큰 우려는 않는다.” 지속해서 펀드 환매 물량은 나오겠지만 그리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수급적인 부분에서 최근 시장의 박스권 상단이 높아지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처럼 투신의 물량을 외국인과 연기금 쪽에서 받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외국인과 연기금이 최근처럼 지속해서 산다는 보장은 없는 것 아닌가요? 어쨌든 시장에는 부담이 될 텐데.. 네 맞습니다. 투신의 지속적인 매도는 시장의 상승을 억제하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최근의 시장 주변 자금흐름을 조금 더 지켜보면 아주 부정적으로 볼 것 만은 아닌데요. 환매를 통해 빠져나간 자금이 시장을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한달간 자문형랩 상품으로 1조5천억원의 자금이 이동했구요. ELS와 ELF 등 파생상품시장으로 특히 KOSPI 지수 연계 상품으로 5조원의 자금이 들어갔습니다. 여기에 증권사의 CMA 잔액이 급증하고 있는데요. 최근 자료에 따르면 올 1월말 37조원 규모던 CMA 잔액이 5월에 40조원을 넘고 최근에는 43조원을 찍었습니다. 특히 주식형 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이 유출되는 동안 증권사 CMA 잔고는 증가세가 확연히 높이지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시장이 좋아서 자금 유출규모가 컸던 4월과 최근 7월들어 CMA잔고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다시말해 주식형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증시를 완전히 외면하지 못하고 주변에 대기자금으로 남아있다는 얘깁니다. 이 때문에 시장이 재차 상승추세로 복귀한다면 이런 자금들의 유입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상입니다. 김치형기자 ch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