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국 중국 등 3개국 증시가 '닮은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진폭은 서로 다르지만 지수 방향성이 일치하는 데다 정보기술(IT)주 부진,산업소재주 강세 등 업종별로도 주가 움직임이 유사하다.

선진국 경기 둔화에 대한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는 가운데 중국의 긴축정책 완화로 설비투자 확대에 대한 기대가 살아나면서 한국과 미국의 관련주들도 나란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4일 한국거래소와 대우증권에 따르면 7월 이후 이날까지 코스피지수가 5.3% 오르는 동안 철강업종지수는 6004.70에서 6681.29로 11.2% 급등했다. 업종지수 중 상승폭이 가장 크다. 다음으로 화학(9.9%) 유통(9.2%) 운수장비(7.1%)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선 포스코가 8.0%,현대중공업이 19.7% 치솟아 삼성전자의 상승률(4.1%)을 뛰어넘었다.

미국에서도 소재와 에너지 산업재 등이 10% 넘게 치솟으며 업종별 상승률 1~3위를 차지했다. 다우지수를 구성하는 30개 종목 중 최근 한 달간 가장 크게 뛴 종목은 화학업체인 듀폰(20.3%)이다. 중장비업체 캐터필러가 18.3%,알루미늄업체 알코아가 16.4% 각각 오르며 그 뒤를 이었다. 중국 역시 A주 상승률 상위 30개 종목 중 철강 화학 에너지 관련 기업 비중이 13개로 절반에 육박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선진국 경기는 둔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반면 아시아쪽 수요가 커지면서 미국에서도 아시아 매출 비중이 높은 종목이 강한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IT주 중심으로 진행됐던 실적 장세는 서서히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며 "한국과 중국의 경기선행지수가 1~2개월 내 턴어라운드하고 설비투자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자 관련주들이 선제적으로 반응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통상 경기선행지수가 방향을 튼 이후에는 적어도 3~6개월가량 추세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는 점에서 당분간 철강 화학 기계 등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란 진단이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