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미술관 리움이 2년여의 겨울잠에서 깨어나 대규모 현대미술 기획전을 연다. 이에 따라 홍라희 전 관장의 복귀 시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리움은 오는 26일부터 내년 2월13일까지 현대미술 기획전 '미래의 기억들'을 연다. 그동안 상설 전시만 열어왔던 리움이 본격적인 기획전을 여는 것은 2년2개월 만이다. 이 전시에는 프랑스 작가 롤랑 그라소와 소피 칼을 비롯해 홍콩의 창킨와,대만의 미첼 린,독일의 딕 프레시만,한국의 곽선경 권오상 잭슨홍 신미경 사사 김홍석씨 등 진취적인 현대미술 작가 11명이 참여한다.

리움의 정상화는 침체된 국내 미술계와 화랑가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종현 갤러리 미즈 대표는 "홍 전 관장이 관장직에서 물러난 이후에 미술시장이 활력을 잃었다"며 "국내 미술시장에서 연간 2000억원 정도의 미술품을 구입할 정도로 막강한 '바잉 파워'를 행사해왔기 때문에 리움의 정상화는 미술계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리움의 기획전 재개와 함께 홍 전 관장의 복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지난 3월 이건희 삼성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할 당시 홍 전 관장의 동반 복귀설이 파다했던 터라 미술계에서는 이번 기획전 재개가 홍 전 관장 복귀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홍 전 관장은 지난 6월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갤러리에서 열린 '한국전통공예 미래'전과 일본 나오시마 이우환미술관 준공식 행사에 참석해 주목을 받았다.

미술계의 한 관계자는 "홍 전 관장의 퇴진 이후 상설전만으로 운영되던 리움이 지난해 10월 새로 수집한 미디어아트 작품들을 공개했을 때부터 홍 전 관장이 복귀를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미술계에 퍼졌다"고 전했다.

리움 측은 "현재로서는 (홍 전 관장의 복귀에 대해) 전혀 알고 있는 게 없으며 어떻게 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