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이 올 연말에 갚아도 될 외환은행 대출금 350억원을 조기에 상환했다. 지난 6월 말 400억원에 이어 두 번째 조기상환이다. 현대 측은 이로써 주거래은행인 외환은행과의 거래 관계가 사실상 종결됐다고 선언했다.

현대그룹은 3일 계열사인 현대엘리베이터가 올 12월 만기 도래하는 외환은행 차입금 350억원을 지난달 30일 미리 갚았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현대그룹의 조기상환금은 750억원으로 늘어났으며,외환은행 차입금 1650억원 중 미상환금액은 9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미상환금액 중 700억원은 외환은행 등 7개 금융회사의 신디케이트론 형식으로 빌린 선박금융이며,200억원은 내년 1분기 만기도래 예정인 외화운영 차입금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선박금융은 신디케이트론 방식으로 외환은행에 단독 상환할 수 없는 구조이며,외화 대출은 환율 상황에 따라 갚아야 할 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미리 갚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상환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돌려줬기 때문에 이제 외환은행과의 거래 관계는 사실상 종료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 측은 "따라서 외환은행은 주채권은행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했다"며 "새로운 주채권은행으로부터 2010년 상반기 실적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재무구조 심사를 다시 받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은 또 지난달 29일 외환은행 등 13개 채권금융단이 '대출 만기 연장 중단'결정으로 이달부터 만기 도래하는 여신에 대해 회수키로 하자 채권단 결정에 대한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공정거래위원회 제소(불공정 집단거래 거절행위) 등 법적 대응을 준비중이다. 현대 관계자는 "동원 가능한 모든 법적 대응을 강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