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들이 하반기 채용 규모를 대폭 늘린다고 한다. 일자리 문제,특히 청년실업이 무엇보다 심각한 사회 현안이 되고 있는 게 우리의 현실이고 보면 참으로 반가운 소식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하반기 채용인원을 당초 계획보다 3000명 증가한 1만1100명으로 정했다. 이로써 올 채용규모는 모두 2만2000명에 달해 지난해보다 30% 이상 확대됐다. LG그룹은 상반기 중 올 채용목표 1만명을 모두 채웠지만 하반기에 5000명을 추가 선발할 예정이다. 현대 · 기아차 SK 롯데 GS 등 다른 그룹들 또한 채용인원 확대를 결정했거나 검토중이라고 한다.

주요 대기업들이 이처럼 하반기 채용 규모를 늘리고 있는 것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경영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생산라인 가동률이 높아지고 신규투자가 늘어남에 따라 인력 수요 또한 함께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론이 강하게 떠오르고 있는 최근 상황을 의식한 측면도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실업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는 새삼 설명이 필요치 않다. 지난 6월 현재 공식실업률은 3.5%, 청년 실업률은 8.3%를 각각 나타내고 있지만 체감실업률은 이를 훨씬 웃돈다. 대학을 졸업해도 일자리가 없어 백수 상태로 지내는 젊은이들이 즐비하고 40~50대 중장년층은 조기 은퇴로 인해 가족 부양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고용 여력이 있는 대기업들이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일자리가 늘어야 소비가 증가하고, 소비가 다시 생산을 자극하는 경제의 선순환이 가능한 까닭이다. 특히 올해는 주요 기업들이 사상최대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고용 호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다만 강조해둘 게 있다. 기업에 일자리를 늘리라고 억지로 강요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점이다. 고용은 기업 스스로의 필요에 따라 이뤄져야 마땅하다. 그렇지 못할 경우 인력 채용은 두고두고 경영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거미줄 규제를 개선하는 등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고용이 늘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펴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