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든밸리 우승 안신애 인터뷰 "다음 목표는 메트라이프·한경 챔피언십"
"첫승을 올리니 마음이 편해지네요. 앞으로 '메트라이프 · 한경 KLPGA 챔피언십' 같은 큰 대회에서도 꼭 우승하고 싶어요. "

하반기 KLPGA투어 첫 대회 히든밸리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안신애(20 · 비씨카드 · 사진)의 목소리는 무척 밝았다. 안신애는 이번 대회 최종일 마지막 홀까지 우승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동안 여러 번 우승문턱에서 주저앉아 실망도 많이 했어요. 돌이켜보면 욕심 때문에 생각이 앞섰던 것 같아요. 이번 대회에서는 아예 '우승'이라는 단어를 지워버렸죠."

그는 지난해 신인상을 받았지만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에 속상했다고 털어놓았다. "신인왕이라는 타이틀은 붙었지만 만족스러운 성적이 나오지 않아 쑥스럽고 창피했어요. 그러다 보니 움츠러들고 왜소해지는 것 같았죠."

상반기 투어를 마치고 지난달 하계 훈련 및 휴식 과정에서 삶과 골프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는 그는 "골프는 홀마다,샷마다 자신과의 싸움"이라며 "누가 잘했는지는 장갑을 벗어봐야 알기 때문에 조급해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어느날 문득 그냥 즐겁게 살아야겠다고 마음먹자 한층 여유가 생겼죠.이후 골프를 편안하게 즐기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좋은 결과가 찾아왔어요. "

안신애는 이번 대회의 어려움으로 잠과의 전쟁(?)을 꼽았다. 대회장 인근에 숙소를 추가로 구하지 못해 어머니와 함께 방을 쓴 것."1라운드를 마친 뒤 엄마가 바닥에 이불 깔고 주무시고 제가 침대를 차지했죠.그날 완전히 시체처럼 잠들었어요. (웃음)"

그는 "마지막 홀을 마쳤으나 챔피언조가 아직 플레이하는 바람에 따로 우승 세리머니를 하지 못한 게 다소 아쉬웠다"며 "다음 번 우승 때는 멋진 세리머니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우승의 원동력요? 아이언샷이죠.최근 아이언샷 감각이 좋았어요. 대회 중에도 아이언샷 방향이 정확했는데 마지막 날에는 거리감까지 맞아 스스로도 놀랐어요. 여름 훈련 때 탄도를 높인 게 주효했어요. 볼이 핀 근처에 떨어지는 확률이 높아진 셈이죠."

안신애는 내년까지 국내 투어에 집중하고 일본LPGA투어에도 간간이 출전할 예정이다. "미국 무대는 더 경험을 쌓은 뒤 진출할 계획입니다. 3~4년 뒤가 되지 않을까요. 국내 대회에서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테니 많은 응원 부탁드려요. "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