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증권사 대부분이 지점 영업으로 큰 폭의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한 중소 증권사가 각 증권사들로부터 자료를 요청해 확보한 지점별 영업현황을 <한경닷컴>이 입수해 분석한 결과, IBK LIG 솔로몬 토러스 등 4개 주요 신생 증권사들이 지난 6월 지점별로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은 평균 6900만원에 불과했다.

지점당 월평균 최소 1억원 이상의 비용이 집행되는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지점이 적자를 내고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서는 한 지점의 직원이 10명이라고 가정할 때 인건비 5000만~6000만원, 임대료 약 2500만원, IT 유지비용 약 2000만원, 기타 부대비용 1000만원 가량 등 최소 1억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증권사별로는 솔로몬투자증권의 수익성이 가장 안 좋았다. 이 증권사 6개 지점이 6월 한 달 간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은 총 3억9000만원으로, 지점당 수수료 수익은 6500만원에 불과했다. 신생사 중 가장 많은 지점을 보유한 IBK투자증권은 6월에 25개 지점에서 총 21억3500만원의 수수료 수익을 챙겼다. 지점당 854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는 얘기다.

또 LIG투자증권은 지점당 8030만원, 토러스투자증권은 9700만원의 수수료 수익을 냈다. 4개 증권사 모두 지점별로 수수료 수익이 채 1억원에도 못미쳐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중소형사 중에서는 한양증권의 지점당 수수료 수익이 8300만원으로 가장 낮은 편에 속했다. 현대차 그룹의 HMC투자증권도 최근 지점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수익성이 하락, 지점당 1억1900만원의 수수료 수익을 냈다.

사정이 이렇자 신생사들은 지점에 과감한 투자를 꺼리는 분위기다. LIG투자증권의 경우 증권사 인가를 받은 2008년 여름 이후 꾸준히 점포를 늘리다가 올 초 9호점을 낸 뒤 추가적인 점포 개설이 없는 상태다. 위탁매매 전문 증권사를 지향하는 애플투자증권의 경우 지점의 적자가 쌓여 계획했던 증자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업통(通)인 한 증권사 고위 관계자는 "신생 증권사들이 저마다 지점 늘리기에 나섰지만 실질적으로 지점을 통해 돈을 버는 곳은 아직 없다"면서 "증권사 지점이 포화 상태에 다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지점 유지에 필요한 직접적 비용만 1억원이 넘고, 여기에 리서치센터 등 본사 지원부서의 비용까지 감안하면 지점당 한 달에 2억원 가량은 벌어야 이익이 난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는 지점 영업사원이 회사를 옮기면 고객도 같이 끌고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요즘에는 이마저도 어려워 경력 영업직원 영입에 따른 효과도 크지 않다"며 "신생 증권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