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가 막대한 재정적자 때문에 유로화 사용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페트르 네차스 체코 총리는 "통화(코루나)가치 상승으로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지라도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가입을 위해 노력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0일 보도했다. 그는 "이달 들어 코루나 가치가 유로화 대비 3.7% 상승했기 때문에 유로화를 서둘러 채택하면 인플레이션을 가중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출을 위해서는 유로화 채택을 통해 통화가치를 낮추는 것이 중요하지만 체코는 수출업자들만의 국가는 아니라는 게 네차스 총리의 설명이다. 또 유로화를 채택했다가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면 재정적자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것도 유로존 가입을 서두르지 않기로 한 배경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체코의 재정적자는 심각하다. 글로벌 경제위기 여파로 수출이 둔화되면서 재정적자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5.9%까지 확대됐으며 내년엔 6.6%까지 치솟을 것으로 체코 재무부는 전망했다. 체코 정부는 올해 2800억코루나 규모의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다. 2012년까지 채권 발행 목표치를 3129억코루나로 잡았다.

중도우파인 시민민주당 출신의 네차스 총리는 이달 취임하면서 "공무원 임금 삭감과 내각 운용 비용 축소 등을 통해 내년까지 재정적자를 GDP의 4.6%까지 줄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체코는 2013년까지 유럽연합(EU) 규정에 맞게 재정적자 규모를 3% 이내로 줄여야 한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