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국무총리가 29일 사퇴 의사를 공식 표명함에 따라 내각 개편 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다음 주 휴가를 보내면서 정 총리 후임 인선을 비롯한 개각 구상에 올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개각은 이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친서민 · 화합 · 개혁에 방점을 둘 것으로 전해졌다.

개각은 국민에게 얼마나 감동을 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정 총리에 견줘 손색이 없는 사람을 찾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는 게 청와대로서는 고민이다. 이 대통령이 다음 주 휴가를 가는 만큼 개각 시기는 내달 10일 전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

총리와 장관 후보들의 장단점 등이 적힌 보고서가 이미 이 대통령에게 올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총리 인선과 관련,당초 청와대 내에서는 파격적 총리,책임 총리제가 부상했다. 총리는 변화의 이미지를 줄 수 있는 세대교체형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임태희 대통령실장이 세대교체형으로 이뤄진 만큼 경륜형 · 화합형으로 갈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60대 이상이면서 국정 경험이 풍부하고 이념과 지역,정파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화합형 인물을 골라 보완관계가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호남이나 충청 출신 인사 발탁 가능성이 거론된다. 당초 유력한 인사들이 탈락하는 등 변동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이제 7 · 28 재 · 보선이 끝나 원점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휴가 기간 후반기 국정 운영 방향과 개각을 충분히 구상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각폭은 총리가 교체되는 만큼 적어도 중폭 이상일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당초 지방선거 참패에 따른 정국 돌파용으로 대폭 개각을 검토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으나 재 · 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예상을 뛰어넘는 압승을 거둠에 따라 개각폭에 대한 부담을 다소 덜었다는 분석이다.

8월로 임기 2년을 맞거나 넘는 장관은 안병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이만의 환경부 장관,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등 7명이다. 분야별로 해결해야 할 현안이 있어 단순히 재임기간을 잣대로 교체를 예상하기 힘든 측면도 있다. 당내 화합 차원에서 친박(친 박근혜)계 인사를 총리로 기용하거나 장관에 내정할 개연성이 있다는 전망도 흘러나온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