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인 기획재정부 차관보에게 듣는다=

화려한 경제지표와는 달리 서민들의 삶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것에 대해 정부는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을까.

우리나라 경제정책의 사령탑인 기획재정부의 강호인 차관보는 29일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서민들의 체감경기 개선이 더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올 들어 임금이나 고용 등 각종 경제지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도 2008년 하반기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여진이 남아 있다는 얘기다.

◇ "대기업 중심 경제정책 탈피하겠다"
강 차관보는 앞으로 경제정책을 대기업과 수출기업 중심에서 탈피해 중소기업의 자생력 강화와 서비스 등 내수산업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그는 "건강한 기업생태계는 내수기업과 수출기업,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걸쳐 종(種)의 다양성이 확보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반세기가 넘게 형성된 대기업, 수출기업 위주의 경제구조를 하루아침에 바꿀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대기업과 수출기업 중심으로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중소기업들이 정책적으로 소외를 받아왔으며 대기업들의 불공정거래로 영세화의 길을 걸어왔다.

◇ 대기업 간부 인센티브체계 개선 유도
강 차관보는 대기업들의 불공정거래를 근절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을 묻는 질문에 대기업 간부들에 대한 인센티브 체계를 바꾸는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중소기업과 상생협력해야 한다는 유인이 강한 반면 임원이나 간부들의 행동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대기업 임원이나 간부의 경우 원가절감이란 성적표를 바탕으로 승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중소기업들을 쥐어짤 수밖에 없는 구조를 얘기하는 것이다.

강 차관보는 "따라서 대기업의 성과평가 체계를 개선해 CEO의 의지가 간부의 행동으로 연결되도록 인센티브 체계를 바꾸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 中企에도 해외시장 개척 등 자생력 주문
기존의 법률과 제도에 따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를 엄격하게 처리하겠다고 다짐한 강 차관보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자생력을 키우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강 차관보는 "중소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나 능력을 키워 해외 공급선을 찾는다면 일방적인 종속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연구개발(R&D)정책을 수행하면서 정책적으로 중소기업에 몫을 배분해 기술개발 능력을 키워주고 컨설팅 능력도 보완하는 등 여건을 조성해 주기로 했다.

◇ "부동산 가격 급락 가능성 낮아"
강 차관보는 최근 뜨거운 이슈가 된 부동산시장 안정문제와 관련, "경기회복세나 거시지표들을 봤을 때 부동산 가격의 급락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그는 "거시경제의 안정적 관리란 측면에서 보면 부동산 값의 급등도 위험하고 급락도 피해야 된다"며 "정부는 가격 변동을 막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거래 위축으로 이사를 하기 어렵게 되는 실수요자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실수요자들의 거래를 정상화하는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고 말했다.

◇ 청년실업..고용창출능력 제고외 방법 없다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는 청년실업 문제에 대해 강 차관보는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고용 창출 능력을 높이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서비스산업 선진화,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 등을 통해 내수시장을 키워야 하는데 진입 장벽도 있고 이익집단들의 저항도 있다"고 털어놨다.

정부는 직접적인 일자리 제공보다 인프라 구축이나 인력양성 등 간접적인 지원에 치중한다는 계획 아래 현재 범정부 차원의 청년고용종합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 서민 체감경기 점차 호전 전망
강 차관보는 서민 체감경기 문제에 대해 "경기회복 과정에서 취약부문의 개선이 상대적으로 느린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마찬가지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과 같은 양호한 경기흐름이 계속된다면 경제성장의 성과가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 등 취약부문으로 점차 확산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진단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서민생활 개선과 일자리 창출에 정책의 중점을 두면서 경기회복이 서민생활 안정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책적인 노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정성호 신재우 기자 sisyphe@yna.co.krwithwi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