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28 재 · 보선 완패로 민주당과 정세균 대표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정 대표는 당초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큰 패배를 당한 데 충격을 받은 듯 일찌감치 어두운 표정으로 당사를 떠났다. 대표 취임 이후 2년 동안 치른 두 차례의 재 · 보선과 지방선거 등 세 번의 선거를 모두 승리로 이끌며 '운장' '복장'의 별명을 얻었던 정 대표는 최악의 시련을 맞았다.

당장 선거책임론에 따른 '지도부 총사퇴' 요구를 피할 수 없다. 선거 직후 당내에서 "이번 재 · 보선 패배는 당권 장악을 위해 당선 가능성보다 자기 사람 심기 공천을 벌인 정 대표의 잘못"이라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이번 재 · 보선이 사실상 당권 출마 의사를 예고한 정 대표와 정동영 의원,손학규 전 대표 간 전당대회를 앞둔 전초전이었다는 점에서 재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선거 결과의 책임 당사자인 정 대표는 민주당 내 최초의 연임 당 대표라는 목표를 위해 사활을 걸고 뛰었지만 마지막 관문에서의 참담한 결과로 입지가 크게 좁아질 수밖에 없는 처지다.

비주류 측이 강하게 주장해온 최고위원과 당대표 통합 선거,전 당원 투표제 등의 요구를 그동안 강하게 반대해왔지만 이번 선거 패배로 사실상 명분을 상실했다.

정 대표와 함께 당내 강경 분위기를 주도해온 386출신 원내외 인사들의 입지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정 의원과 손 전 대표는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최소한의 책임은 있지만 공천 과정에서 배제됐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책임론에서 자유롭다. 특히 정 대표 중심의 당권파에 반발,쇄신연대를 결성한 정 의원이나 2년간의 정치적 칩거 생활을 끝나고 복귀를 준비 중인 손 전 대표는 향후 당내 쇄신 과정에서 새로운 역할을 모색할 입지가 한층 커졌다는 지적이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