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방문은 처음이에요. 영화를 통해 한국 팬들과 소통하고 진정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유대감이 형성될 거예요. 특히 아이들과 저는 '비'를 좋아합니다. "

액션영화 '솔트'(29일 개봉)의 여주인공역을 맡은 할리우드 톱스타 안젤리나 졸리(35)가 28일 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졸리는 전날 밤 전세기 편으로 매덕스(9),팍스(7),자하라(5),실로(4) 등 네 자녀를 데리고 입국했다.

"'솔트'는 액션영화이면서도 인간적이고 좋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주인공 솔트는 비록 스파이 교육을 받았지만 살아가면서 무엇을 버리고,무엇을 취해야 하는지 알아가는 삶의 성찰을 보여줍니다. "

영화 '솔트'는 CIA 요원 솔트가 자수한 러시아 간첩을 심문하는 도중에 이중첩자로 몰리면서 시작된다. 솔트는 구소련 시절 육성된 KGB 정예요원으로 러시아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을 암살할 계획이라는 것.동료들의 의혹이 커지는 가운데 솔트는 남편의 신변보호를 위해 CIA본부를 탈출한다.

"드라마와 액션을 한꺼번에 소화한 첫 영화였습니다. 전작들이 다분히 판타지물이었다면 이 영화는 현실에 기반한 드라마지요. 문제가 생겼을 때 상상력만으로 해결하는 게 아니라 리서치를 통해 접근해야만 한다는 의미예요. 그래서 액션도 더 터프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

졸리의 액션 수위는 높다. 맨발로 건물의 외벽을 타고 다리 위에서 달리는 트럭 지붕 위로 뛰어내린 뒤 다시 유조차로 옮겨탄다. 맨몸 격투기와 총싸움도 숨가쁘게 펼친다.

"솔트란 캐릭터는 매력적입니다. 현실에 깊이 뿌리를 내렸기 때문이죠.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쌍둥이를 낳은 지 얼마 안 됐는데 이 영화를 통해 신체적으로 트레이닝을 하고 싶었습니다. 여성성보다는 주인공의 뛰어난 신체적 능력을 강조하는 영화거든요. "

영화에서 악당들과 싸우는 장면을 남편인 브래드 피트가 좋아하느냐는 질문은 이렇게 받아넘겼다.

"브래드 피트와 액션영화('미스터 앤 미세스 스미스')를 촬영하면서 만났기 때문에 내가 악당들과 싸우는 연기를 특별히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다른 남자들이 나를 공격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아요. 거꾸로 내가 남자들을 때리고 공격하는 것을 좋아하지요. "

'섹시배우'란 타이틀에 대해 졸리는 "섹시하다는 느낌은 솔직하고 적극적인 인생을 사니까 붙여준 말"이라며 "내가 스스로 가장 섹시한 느낌이 드는 순간은 브래드 피트가 날 원할 때"라고 말했다.

유엔난민기구 홍보대사인 그는 유엔난민기구 한국대표들과 만나 북한에 대한 한국의 지원 상황을 들었다고 했다. "한국의 지원 방식에 감동했습니다. 탈북자들에게 시민권을 제공하는 것도 대단하고요. 북한인들의 핍박에 대해서는 저도 한국인들처럼 깊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

그는 자신과 가족에게 매력있는 작품을 선택하지만 장기 촬영은 사양한다고 말했다. 촬영장에 가족을 전부 데리고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그는 일과 아이 돌보기를 함께하는 워킹맘으로 유명하다.

"한국 여성들이 저보다 훨씬 일을 많이 할 것입니다. 저는 1년에 몇 개월만 일하고 나머지 시간은 애들을 돌보면 됩니다. 브래드와 교대로 일하거나 애를 돌보지요. 이번 방한 길에도 가급적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 위해 아이들을 데려왔습니다. 아이들은 호텔 수영장에서 놀거나 야구경기를 관람할 겁니다. "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