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증권사 간 지급결제 전산망 이용 참가금을 둘러싼 갈등이 1년여 만에 금융위원회의 중재로 해결됐다. 참가금은 증권사 고객이 증권계좌나 카드로 현금자동지급기(CD)를 통해 현금 인출,지로 송금,계좌 이체 등을 할 수 있도록 금융결제원이 결제서비스 전산망을 열어준 대가로 증권사가 부담하는 돈이다.

지급결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삼성 대우 우리 신한 미래에셋 등 25개 증권사 사장들은 28일 서울 금융투자협회에서 긴급 회의를 열고 금융위와 금융결제원이 제시한 '지급결제망 이용 참가금 하향 조정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조정안은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차등 삭감해 전체 참가금 4005억원을 3375억원으로 630억원(평균 15.7%) 깎아준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25개 증권사는 지난달 14일 금융결제원을 상대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공정거래법 위반신고서를 취하키로 했다. 금융결제원이 지급결제망 참가금 중 1166억원을 중복 · 과다 계산했다는 감사원의 지적(지난해 7월23일)이 나온 지 1년 만에 은행권과 증권사 간 협상이 타결된 것이다.

이날 사장단 회의에서는 일부 대형 증권사가 참가금 삭감폭이 작다며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가 대형 증권사는 2~5%만 인하하고 중소형 증권사는 최대 30%까지 삭감하도록 조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정위 신고와 민사소송까지 이어진다 해도 증권사에 큰 실익이 없다는 의견이 많아 조정안이 통과됐다.

지난해부터 참가금을 5~7년 동안 나눠 내고 있는 증권사는 이번에 삭감된 금액만큼 비용 부담을 덜게 됐다. 참가금은 대형사가 200억원대,중형사 100억원대,소형사가 50억원 안팎이다.

지급결제망은 CD,지로,타행환,대량자금이체(CMS),페이먼트게이트(PG · 휴대폰 결제),전자금융(인터넷뱅킹 폰뱅킹)이 가능하도록 만든 시스템으로,금융결제원이 독점 운영하고 있다.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