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 28 재 · 보선의 최대 관심사는 여권 실세인 이재오 전 의원의 복귀 여부다. 이 전 의원의 재기 여부에 따라 여권 내 권력구도 재편은 물론 차기 민주당 전당대회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전 의원의 복귀는 여권 전체의 권력 판도를 흔들어 놓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이 전 의원이 복귀할 경우 구심점이 약했던 친이계의 결집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친이계는 세종시 문제 등 주요 현안이 발생했을 때만 '느슨한 연대'의 형식으로 한목소리를 내왔다. '영포라인 외압 의혹'을 둘러싸고 친이계 내부 갈등이 표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이 복귀할 경우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 친이재오계 의원들이 친이계 의원 중에서도 의제 설정과 여론을 주도하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 지지부진했던 친이계 내부의 여론 형성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공유해온 이 전 의원이 각종 현안에서 이심(李心)을 바탕으로 당내 여론을 주도해 나갈 가능성이 높아 현안 주도권을 둘러싸고 친이계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수 있다. 이 전 의원은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비판과 협조도 대통령과 당을 제일 잘 아는 사람이 해야 한다"며 당 · 청 간 교두보 역할을 자임한 바 있다.

그간 지지부진했던 친이계의 차기 대권 구도 형성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친이계 내 차기 대권주자로 김문수 경기지사가 급부상하고 있다.

이 전 의원과 김 지사가 민중당 동지였다는 사실과 한나라당 입당 이후 줄곧 정치적 행보를 함께 해오고 있다는 점도 김 지사의 차기 대권후보론에 힘을 싣고 있다. 이 전 의원이 김 지사의 '킹 메이커'를 자임할 경우 현재의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독주 체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난 총선 '공천 파동'을 통해 이 전 의원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친박계와의 관계 설정도 관심사다. 이 전 의원은 당에 복귀한다면 당내 화합에 앞장서겠다는 입장이지만 친박계는 이 전 의원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원하고 있다. 또 이 전 의원이 복귀할 경우 차기 대권을 놓고 친이 · 친박 간 본격적인 세 대결 양상이 펼쳐질 가능성도 높아 친박계는 긴장하고 있다.

8월 말 열릴 예정인 민주당 차기 전당대회에도 은평을 선거 결과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정권심판론을 전면에 내세운 정세균 민주당 대표가 정권 2인자인 이 전 의원의 당선을 막지 못할 경우 타지역 결과에 관계없이 차기 전대에서 책임론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

거꾸로 이 전 의원이 여의도 입성에 실패한다면 친이계의 분화는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정 추동력도 약해질 수 있다.

구동회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