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가치가 한때 1.3달러 선을 넘어서는 등 초강세를 보였다. 유럽 국가들의 국채 금리와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등도 하향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어 유럽 재정위기가 고비를 넘겼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27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가치는 한때 1.3016달러를 기록,지난 5월4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정위기에 빠졌던 유럽 국가들의 부도 가능성이 낮아졌고, 비록 느슨한 기준이었지만 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양호하게 나오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경제가 빠르게 안정을 되찾아갈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경기 불안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유로화 강세의 배경이 되고 있다.

실제 국가부도 가능성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은 크게 낮아진 상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그리스의 5년물 CDS 프리미엄은 지난달 하순 1126bp(1bp=0.01%)를 고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26일 현재 738bp까지 떨어졌다. 스페인도 331bp에서 250bp로,포르투갈은 271bp에서 187bp로 각각 내렸다. 한때 12%대까지 올랐던 그리스 10년물 국채 금리도 10% 선까지 내렸다. 장 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의장은 "EU의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는 매우 전문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유로존 경제는 확실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짐 로저스 상품전문가 등 유럽 경제 비관론자들은 "스트레스 테스트는 시간 낭비에 불과했다"며 평가절하했다. 루비니 교수는 26일 C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제성장과 국가부도 위험 등에 대한 가정이 충분히 현실적이지 않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스페인 은행들은 국가채무에 노출된 정도를 쉽게 알 수 있었지만 독일 은행들에 대해선 그렇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로저스 역시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는 1년 전 미국에서 실시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홍보용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국채 보유량을 공개하지 않았던 6개 독일 은행 중 하나인 도이체방크는 이날 세부 내용을 공개키로 결정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