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거래 활성화를 위해 액면가를 상법에서 규정한 하한선인 100원까지 쪼갰던 코스닥 상장사들이 잇따라 주식 액면병합에 나서고 있다. 주가 100원 안팎의 초저가주는 거래량이 지나치게 많아 필요 이상으로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기업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액면분할보다 병합이 더 많아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액면을 병합한 코스닥 기업은 5곳으로 액면분할 기업 수(4곳)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최근 수년 동안 불었던 액면분할 붐이 잠잠해진 반면 작년 3곳에 불과하던 액면병합 건수는 늘었다.

지엔코 큐로컴 유일엔시스 메가바이온 클루넷 등 액면병합 기업들은 모두 100원으로 쪼갠 액면을 500원으로 복구했다. 제이튠엔터테인먼트도 2008년 500원에서 100원으로 낮춘 액면가를 다시 500원으로 바꾸는 안을 내달 6일 주주총회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적정 유통주식 수를 유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액면가 500원일 당시에는 하루 수만주이던 거래량이 100원으로 낮춘 뒤 수백만주로 급증했고 지난 14일엔 1421만주까지 불어나기도 했다.

거래가 필요 이상으로 늘어난 데다 100원 안팎의 초저가주들은 최소 호가단위 5원에 따라 등락률이 크게 바뀌는 점도 쪼갠 주식을 다시 붙이는 이유다.

제이튠엔터는 현재 주가가 230원에 불과해 호가단위 5원마다 주가 등락률이 2.17%나 바뀐다. 2007년 액면가 100원으로 상장했던 STX팬오션은 과도한 거래량으로 몸살을 앓다가 2008년 말 1000원으로 병합했다.

◆코스피 5000원,코스닥 500원이 주종

유가증권시장에선 '액면가 5000원' 기업이 506개사(55.6%)로 가장 많지만 코스닥시장에선 '액면가 500원' 기업이 915개사(89.5%)로 압도적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선 아직 액면분할 수요가 남아있지만 코스닥시장에선 오히려 병합 수요가 많다는 지적이다. 코스닥의 액면가 500원 미만인 상장사는 25개사에 이른다.

액면가 100원인 시노펙스그린테크 AD모터스 게임하이 대아티아이 M&M 소리바다 테라리소스 맥스브로와,액면가 200원인 이화전기 빅텍 등은 하루 거래량이 수백만주에 달해 액면병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대아티아이와 테라리소스는 최근 1년간 일평균 거래량이 1000만주 안팎에 이른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액면분할 바람을 타고 액면가를 100원,200원까지 쪼갰던 기업들 대부분이 초저가주라는 좋지 않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통상 액면분할이 호재로 간주되지만 적정한 거래량과 주가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액면병합도 긍정적"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상법상 주식 1주의 액면금액은 100원 이상으로 규정돼 있다. 현재 증시에는 주당 100원,200원,500원,1000원,2500원,5000원,1만원 등 7종류 주식이 유통되고 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