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67분 봉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내가 말했다. "마디바,취임식에 당신을 가뒀던 교도관들을 초대한 건 훌륭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그들을 미워하지 않나요. " 그가 대답했다. "미워했지요. 그러나 어느 날 채석장에서 바위를 깨다 그들이 내 정신과 마음 말곤 모든 걸 가져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는 그것만은 내주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
빌 클린턴 전(前) 미국 대통령이 자서전(마이 라이프)에 기록한 넬슨 만델라와의 대화다. 글은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감옥에서 나올 때 다시 증오가 솟구치지 않던가요. " "그랬지요. 하지만 생각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나를 27년이나 가뒀다. 그들을 증오한다면 나는 계속 갇혀 있는 거나 다름없다. 나는 자유롭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털어버렸지요. "
넬슨 만델라는 1918년 7월18일 템부족 족장의 아들로 태어났다. 44년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청년연맹을 창설,반(反)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 운동을 시작했다. 수 차례 체포돼 수감된 끝에 64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90년 2월 석방 때까지 27년간 복역했다.
91년 7월 ANC 의장으로 선출된 뒤 실용주의 노선을 채택,드 클레르크 백인 정부와 협상해 350여년에 걸친 인종 분규를 종식시켰다. 93년 드 클레르크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고, 94년 4월 선거에서 남아공 첫 흑인 대통령에 선출됐다. 취임 후 진실과 화해위원회(TRC)를 결성,보복이 아닌 용서와 화해에 주력했다.
철저한 자료 수집 및 조사 끝에 가해자가 죄를 고백하고 진심으로 뉘우치면 사면하는 한편 피해자 무덤엔 비석을 세워 끔찍했던 세월이 흔적 없이 묻히지 않도록 했다. 임기를 마친 99년 퇴임 연설이나 기자회견 없이 조용히 은퇴했다.
그의 업적을 기려 지난해 유엔이 정한'만델라의 날'첫해이자 92회 생일인 18일 남아공을 비롯한 지구촌 곳곳에서 '67분 봉사운동'이 펼쳐졌다는 소식이다. 67분은 만델라가 인류의 인권과 평화 증진에 애쓴 67년을 상징한다.
만델라의 위대함은 투쟁이 아닌 용서와 화합에 있다. 2008년 '타임'지가 꼽은 '만델라 리더십'엔 '친구를 가까이,경쟁자는 더 가까이''겉모습도 중요하다. 웃는 걸 잊지 마라''포기도 지도력이다' 등이 포함돼 있다. 만델라의 날은 지났지만 우리 모두 가슴 속 원망과 미움을 털어내고 화해와 소통,나눔의 손길을 내밀어볼 일이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빌 클린턴 전(前) 미국 대통령이 자서전(마이 라이프)에 기록한 넬슨 만델라와의 대화다. 글은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감옥에서 나올 때 다시 증오가 솟구치지 않던가요. " "그랬지요. 하지만 생각했습니다. 이 사람들은 나를 27년이나 가뒀다. 그들을 증오한다면 나는 계속 갇혀 있는 거나 다름없다. 나는 자유롭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털어버렸지요. "
넬슨 만델라는 1918년 7월18일 템부족 족장의 아들로 태어났다. 44년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청년연맹을 창설,반(反)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 운동을 시작했다. 수 차례 체포돼 수감된 끝에 64년 종신형을 선고받고 90년 2월 석방 때까지 27년간 복역했다.
91년 7월 ANC 의장으로 선출된 뒤 실용주의 노선을 채택,드 클레르크 백인 정부와 협상해 350여년에 걸친 인종 분규를 종식시켰다. 93년 드 클레르크와 함께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고, 94년 4월 선거에서 남아공 첫 흑인 대통령에 선출됐다. 취임 후 진실과 화해위원회(TRC)를 결성,보복이 아닌 용서와 화해에 주력했다.
철저한 자료 수집 및 조사 끝에 가해자가 죄를 고백하고 진심으로 뉘우치면 사면하는 한편 피해자 무덤엔 비석을 세워 끔찍했던 세월이 흔적 없이 묻히지 않도록 했다. 임기를 마친 99년 퇴임 연설이나 기자회견 없이 조용히 은퇴했다.
그의 업적을 기려 지난해 유엔이 정한'만델라의 날'첫해이자 92회 생일인 18일 남아공을 비롯한 지구촌 곳곳에서 '67분 봉사운동'이 펼쳐졌다는 소식이다. 67분은 만델라가 인류의 인권과 평화 증진에 애쓴 67년을 상징한다.
만델라의 위대함은 투쟁이 아닌 용서와 화합에 있다. 2008년 '타임'지가 꼽은 '만델라 리더십'엔 '친구를 가까이,경쟁자는 더 가까이''겉모습도 중요하다. 웃는 걸 잊지 마라''포기도 지도력이다' 등이 포함돼 있다. 만델라의 날은 지났지만 우리 모두 가슴 속 원망과 미움을 털어내고 화해와 소통,나눔의 손길을 내밀어볼 일이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