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발견땐 약물치료 가능
이들 질환은 남녀노소 구분없이 찾아오지만 자신과 성별이 다른 의사와 마주앉아 이야기하는 것이 부끄러워 병원 가기를 꺼리는 환자들이 많다. 특히 요실금이나 배뇨장애 같이 남녀의 특성을 나타내는 고유의 신체기관과 연관된 질병일 경우는 더욱 그렇다.
여성의 40% 이상이 일생에 한번쯤 웃거나 뛰다가 속옷을 적시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한다. 여성의 요실금은 미혼에서도 올 수 있지만 출산 후에 특히 흔한 증상이다. 하지만 비뇨기과의 문턱을 넘기 힘들어 진단을 미루는 경우가 많다. 요실금은 정확히 원인을 진단하고 근본을 치료해야 재발하지 않는다.
미혼이거나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의 경우는 수술보다 수술 외적인 치료가 더 선호될 수 있다. 또 같은 정도의 불편함을 호소하더라도 각자 처한 환경이나 증상,느끼는 불편감의 정도에 따라 수술이나 그 밖의 치료 방법을 정한다. 요실금의 경우 최근 간단한 테이프수술법이 개발돼 많은 분들이 요실금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있다.
그러나 남성의 경우는 요실금과 같은 배뇨장애 증상의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있다. 바로 전립선비대증이다. 전립선비대증이란 방광 아래 위치해 요도를 감싸고 있는 전립선이 비정상적으로 커지면서 방광 출구와 요도를 압박해 배뇨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전립선비대증에 의한 남성 배뇨장애의 증상은 △소변이 자주 마렵거나 △한밤중에 소변이 마려워 여러 차례 잠이 깨거나 △소변을 참기 힘들거나 △소변을 보고 나서 시원하지 않은 잔뇨감이 있거나 △소변이 잘 안 나오고 소변줄기가 가늘어지는 현상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환자들이 나이 탓으로 생각하거나 수치심 때문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러나 적절한 치료 없이 이런 질환을 방치하게 되면 방광기능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배뇨장애를 일으키는 주 원인이 된다.
대체로 남성 배뇨장애는 근본 원인인 전립선비대증을 치료하면서 자연스럽게 증세가 완화된다. 조기 발견 시에는 약물을 복용하거나,환자 스스로 흡연과 음주를 삼가고 규칙적인 배뇨습관을 기르는 등 자기관리를 통해 자연적인 치료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약물에도 반응이 없을 정도로 심각한 경우는 수술적 요법이 필요하다.
이렇게 요실금과 배뇨장애는 증상은 같지만 성별에 따라 원인이 다르다. 따라서 나이와 성별에 맞는 맞춤형 건강 검진 프로그램을 통해 조기 진단 및 치료를 해야 한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 자신이 몸의 이상 증상을 느꼈을 때 당당하게 병원을 찾아가 상담을 받는 것이다. 배뇨의 문제는 자신에게만 특별하게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남녀 노소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윤종민 대항병원 서초본원 비뇨기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