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GS'(포르투갈 아일랜드 ·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일원인 아일랜드의 재정적자 감축안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아일랜드 정부는 지난해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4.3%까지 치솟자 소비세 인상과 소득세 신설, 공공부문 임금 삭감 등을 통해 2014년까지 유럽연합(EU) 권고 기준인 3%로 낮추겠다고 공표했다. 이러한 계획은 유럽 각국 긴축안의 '모범답안'으로까지 언급됐다.

그러나 아일랜드 연립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녹색당의 댄 보일 대표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1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일 대표는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재정적자 감축 목표 달성은 계획보다 6년 뒤인 2020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연정 내에서 재정적자를 GDP 대비 3%까지 줄일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이단'으로 여겨져왔다"며 "매년 가혹할 정도로 허리띠를 졸라맨다면 2014년까지 3% 목표를 이룰 수도 있겠지만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가능하겠나"라고 반문했다.

보일 대표는 "내년 예산까지는 정부가 계획대로 30억유로의 지출을 줄이겠지만 그 다음엔 정부가 계획을 다시 생각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아일랜드 정부는 올해 예산에선 40억유로의 지출을 삭감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최근 보고서에서 아일랜드의 재정적자 감축 목표 달성 시한에 의문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아일랜드 재무부 대변인은 "공식적인 예산적자 감축시한은 2014년으로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녹색당은 지난해 재정긴축과 은행 구제금융 프로그램에 대한 이견으로 브라이언 카우언 총리가 이끄는 집권 피에나파일당과 갈등을 빚었고 이 때문에 연정 탈퇴를 논의하다 막판에 남기로 결정을 내린 바 있다.

한편 유럽의 재정위기는 한풀 고비를 넘긴 모습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지난주 스페인은 15년 만기 채권 발행에 성공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을 두 단계나 강등했지만 시장은 별로 충격을 받지 않았다. 올 상반기에만 15% 떨어졌던 유로화 가치도 최근 2개월여 만에 최고 수준으로 반등했다.

시장의 관심은 23일 발표되는 91개 유럽 은행들의 스트레스 테스트(자본충실도 테스트) 결과에 쏠려 있다. 발표를 앞둔 은행들도 긴장하고 있다. 한 대형은행 관계자는 "통과 여부보다 시장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계산된 자기자본 비율을 서로 비교하게 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다른 나라들은 대부분 감독당국이 은행으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스트레스 테스트를 하지만 독일을 비롯해 몇몇 나라는 은행들 스스로 테스트를 실시해 결과를 제출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