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스마트폰 '아이폰4'의 한국 출시가 지연된다는 소식에 KT의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갤럭시S를 앞세워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는 SK텔레콤은 반사이익 기대에 상승세다.

전문가들은 안테나 수신결함 문제로 시작된 아이폰4의 잇단 악재 출현이 관련주의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아이폰4의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는 갤럭시S 관련주에게는 호재라는 판단이다.

◆아이폰4 출시 지연…KT↓SKT↑

아이폰4의 국내 출시가 기존에 예정된 이달 말에서 1~2개월 더 늦어질 것이란 소식에 KT와 SK텔레콤의 주가가 갈리고 있다.

19일 오후 2시4분 현재 KT는 전주말보다 950원(2.27%) 내린 4만850원을 기록 중이다. SK텔레콤은 1000원(0.63%) 오른 16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애플의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잡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각) 아이폰4 관련 기자회견에서 "7월30일 17개 국가에서 추가로 아이폰4를 발매한다"며 "한국은 정부 승인 때문에 제외한다"고 밝혔다. KT도 전날 "이달 중 아이폰4를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형식승인을 준비하는 시간이 좀 더 길어지고 있어 1~2개월 내에 아이폰4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놨다.

KT와 SK텔레콤의 엇갈린 주가 등락은 이같은 소식이 투자심리에 각각 다르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최남곤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2008년 이후 의무약정에 가입했던 약 300만명의 가입자가 이제 스마트폰 수요로 연결되고 있다"며 "KT는 아이폰4의 출시 전까지는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고, 이미 갤럭시S를 판매하고 있는 SK텔레콤은 대기수요를 끌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갤럭시S 관련주도 수혜"

전문가들은 국내 출시 지연보다 큰 문제는 아이폰4의 수신결함이라며, 이는 갤럭시S 관련주들에 수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순학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아이폰4의 안테나 수신결함 문제는 결국 애플의 하드웨어 기술이 불완전함을 보여주는 결과"라며 "이는 하드웨어 경쟁력이 입증된 국내 제조사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 연구원은 "갤럭시S의 초반 돌풍이 거세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달 말로 예정됐던 아이폰4의 국내 출시 연기는 갤럭시S의 수혜로 이어질 것"이라며 "특히 모바일오피스 구현을 앞두고 있는 기업들 입장에서는 안테나 결함이 있는 아이폰4보다는 안정적이고 AS(애프터서비스) 정책이 명확한 갤럭시S의 선호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SK텔레콤이 최근 발표한 무제한데이터 요금제 역시 갤럭시S 판매에 긍정적이라, 갤럭시S에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와 삼성SDI에도 긍정적인 이슈라는 것이다.

강학화 한화증권 연구원은 "출시 3주만에 100만대 판매를 기록,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중 가장 높은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갤럭시S가 북미지역 판매를 개시한다"며 "경쟁모델로 꼽혀 온 아이폰4가 통화품질과 배터리 문제 등 하드웨어상의 취약점을 노출하고 있는 상황이라 경쟁구도는 전통적인 하드웨어 강자인 삼성전자에 유리하게 형성돼 있다"고 판단했다.

강 연구원은 "갤럭시S의 판매량 호조가 미국 지역에서 검증될 경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대응 지연에 따라 할인을 받아왔던 국내 부품업체들의 성장성 우려는 완만히 해소될 것"이라며 "삼성으로의 매출 비중이 높은 부품업체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화증권은 갤럭시S에 안테나와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는 파트론과 케이스를 공급하는 인탑스 등을 수혜업체로 지목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