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속도는 느리지만 꾸준한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장초반 부담으로 작용했던 프로그램 매매도 순매수로 돌아오고 있다. 중국 경제성장과 CPI 발표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경제지표로는 산업생산이나 소매판매가 저조하지만 글로벌 리스크 해소로 인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그렇지만 개인과 기관은 업종별로 매매패턴의 기복을 보이고 있다. 투신권은 전날 전고점 돌파에 따른 부담으로 매물을 쏟아내고 있다. 오전에 순매수를 보였던 개인도 매도물량이 많아지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날 시장의 상승세를 주도했던 전기전자, 건설, 증권업종은 장초반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건설과 증권은 기관의 순매수에 다시금 상승세로 반전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전기전자 업종은 외국인의 매수물량에도 개인과 기관의 압박에 쉽사리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15일 증시는 외국인의 매수세 속에 업종별로 다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의 향후 투자전략도 엇갈리고 있다.
◆"미국과 IT를 보라"
IT의 질주는 계속될까? 전문가들은 미국발 호재로 인한 상승세인 점을 감안할 때, IT섹터에 대한 관심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황금담 삼성증권 연구원은 "인텔 효과는 IT 업종에 있어 청신호일 뿐 아니라 외국인 매수 전환에도 긍정적"이라며 "지수가 추가 상승하기 위한 원동력은 IT"라고 주장했다.
인텔은 각종 컴퓨터 기기에 필수적으로 장착되는 칩을 제조·생산하는 업체다. 때문에 인텔의 매출액과 순이익은 종종 전세계 IT 업황을 가늠하는 지표가 된다는 설명이다.
통상적으로 비수기라 일컬어지는 2분기에 인텔이 이처럼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이유는 애플의 신제품 ‘아이패드’와 같은 랩탑 컴퓨터의 판매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3분기에도 개인용 컴퓨터의 경우 성수기에 진입하는 데스크탑뿐 아니라 랩탑의 매출 성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IT 업종의 놀라운 실적은 뒤늦게 부각될 것"이라며 "이는 전제 시장의 이익모멘텀의 재반등을 이끌 것"으로 예상했다.
동양종금증권은 "최근 미국 IT섹터의 이익모멘텀이 강화되고 있고, 이는 외국인투자가가 국내 증시로 복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줄 것"이라며 기존의 강세주를 주목하라고 전했다.
국내 증시의 추가적인 상승이 가능하기 때문에 외국인투자가의 매수강도가 높은 업종에 관심을 가지라는 것. IT, 건설, 전기가스, 금융업종 등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조언이다.
◆"IT 따라잡기는 위험해"
반면 외국인의 변심과 하반기 경기모멘텀 둔화, 잠재되어 있는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IT는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IT를 제외한 실적주나 내수주에 관심을 기울이라는 얘기다.
하나대투증권은 인텔의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IT 업종에 대한 따라 잡기 대응은 현재 바람직하지 않다고 못박았다.
오히려 하반기 수요전망이 확실한 업종 위주의 매매전략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전방산업 호조가 지속되는 자동차 부품 및 발광다이오드(LED) 부품주, 하반기 수요예측이 가능한 여행관련 업종이 낫다는 평가다. 금리인상에 따른 은행과 보험업종도 다크호스로 추천했다.
양창호 현대증권 연구원도 "틈새를 노리자"며 턴어라운드 예정된 업종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전했다. 이미 좋은 IT 업종을 계속 만지작거리기 보다는 미래의 어닝모멘텀이 강한 업종을 공략하라는 얘기다. 해당업종으로는 에너지와 필수소비재다.
4분기에 폭발적인 이익증가세가 예고되어 있다. 현재 2분기 실적시즌이긴 하지만 주가는 선행에서 미리 움직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관심을 가지라고 양 연구원은 전했다.
임동민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가수준에서는 추가매수는 지양하는 편이 좋다"며 "글로벌 하반기 경기연착륙을 가정하기에는 현재 확인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주식 포트폴리오 구성에 있어서는 2009년 2분기부터 2010년 1분기까지 국내 주식시장의 상승주도 역할을 지속해 온 IT, 자동차 업종은 부담스럽다는 판단이다. 방어적인 특징이 있고 동일한 국면에서 주가소외를 보인 업종 및 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종목들을 고르라고 그는 전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