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랭킹 2위 필 미켈슨(39 · 미국)이 칼을 갈고 있다. 랭킹 1위 타이거 우즈(35 · 미국)를 따라잡으려고 그런 것만은 아니다. 메이저대회 가운데 브리티시오픈에서만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스코티시오픈에서 커트탈락 후 곧바로 세인트 앤드루스GC로 와 매일 코스점검에 나서고 있는 그는 "메이저대회에서 연습라운드를 많이 하는 편이 아닌데,올해는 다르다"며 각오를 내비쳤다.

미켈슨은 1991년부터 2008년까지 열여섯 차례 브리티시오픈에 출전했다. 그 가운데 10위 안에 든 것은 2004년 대회가 유일하다. 세 번은 커트탈락했다. 우승컵을 들어올린 마스터스나 USPGA챔피언십,그리고 2위를 다섯 번이나 한 US오픈 성적에 비하면 보잘것없다.

전문가들은 그의 샷 패턴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미켈슨은 쇼트게임의 명수다. 그린 주변에서는 대부분 샷을 높이 띄워 홀에 붙이는 타입이다. 그런데 브리티시오픈이 열리는 링크스코스는 그린과 그린 주변의 잔디가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미켈슨은 줄곧 '하이 샷'을 고집한다. 바람까지 거세게 부는 데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미켈슨이 대서양을 자주 건너지 않는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 대회에 집중하다 보니,코스 레이아웃이나 날씨 등이 전혀 다른 코스에서 열리는 브리티시오픈에서 성적을 못낸다는 것이다.

미켈슨은 "올해는 다를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그는 "4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려면 각 대회의 특징을 알아야 한다. 마스터스는 장타력,US오픈은 인내심과 볼컨트롤이 필요하다. 브리티시오픈에서는 볼을 굴려치고 가능하면 낮게 깔아치는 것이 긴요하다"고 평가한다. 해법을 터득한 만큼 올해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겠다는 각오가 단단하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