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하반기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3%를 웃돌 수 있는 만큼 지금 금리를 인상하는 게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본다"고 9일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내외 경제에 대한 평가는.

"세계경제는 유로 지역의 재정 문제에 따라 불안이 수시로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회복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경기는 수출 · 내수 · 생산 등 전 부문에 걸쳐 활력을 보이고 있다. 기업 자금사정은 업종별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원활하다. "

▼대외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금리를 올린 이유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2%에서 4.6%로 상향 조정했다. 신흥시장국의 경제 회복이 빠르다. 미국도 주택시장이나 고용 등이 불안하지만 기본적으론 회복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세계경제 전망을 높였다. 대외 여건이 우리 경제를 운용하는 데 큰 위험요인은 아니라고 본다. 더 중요한 것은 국내 요인이 우리 금리 수준을 변화시키게 만들었다. "

▼금리인상이 다소 이르다는 반응이 있다.

"전격 인상했다는 표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금융완화 유지 시기와 관련해 이전까지는 '당분간'이란 말을 써 왔지만 지난 5월부터 이를 뺐다. 6월에는 '물가 안정'기조를 유지한다는 것을 추가했다. 이런 일련의 변화를 볼 때 금통위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는 것을 사전에 예고했다. 상반기에 국내총생산(GDP)갭(잠재GDP와 실제GDP와의 차이)이 거의 사라졌다. 하반기엔 플러스로 갈 것이다. 물가가 올해 하반기엔 목표치인 3%대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 내년에는 필히 3%를 넘을 것이다. 지금 대처하는 게 적절하다. "

▼앞으로 '베이비 스텝(0.25%포인트)'으로 금리 올리나.

"사전에 목표를 정해 움직이지는 않는다. 잠재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그에 합당한 이자율이 얼마냐고 묻는다면 연 2.0%나 연 2.25%가 그 수준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아직 글로벌 금융위기가 완전히 끝나지 않아 대내외적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다만 시장을 결코 놀라게 하지는 않겠다. "

▼주택시장 등 자산가격 전망은.

"주택가격은 지방이 상승세고 수도권은 하락세다. 당장 자산 버블이 걱정된다고 할 상황은 아니다. 그러나 저금리가 장기간 유지되고 주택담보대출이 계속 늘어나면 향후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 "

▼가계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가계부채의 70%를 소득 4~5분위(상위 40%에 해당)의 고소득층이 갖고 있다. 1분위(하위 20%)의 저소득층은 부채가구 비중이 높지 않다. 원리금 상환에 있어 0.25%포인트 정도 부담이 늘지만 이는 경제 성장 과정에서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본다. 기업도 이 정도 인상으로는 경영이 크게 악화되지 않을 것이다. "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