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다. 하지만 당국자들의 표정에는 당혹감이 역력했다.

이날 금통위 금리결정회의에 참석,열석발언권을 행사한 임종룡 기획재정부 1차관은 "기준금리 인상은 순전히 금통위 몫"이라며 "정부가 왈가왈부할 입장이 아니며 금통위 결정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임 차관은 그러나 "금통위가 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며 당혹감을 내비쳤다.

정부는 그동안 2분기 경제지표가 나오는 7월 말 이후에 금리 인상 여부를 판단해도 늦지 않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지난달 말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도 "경기회복세가 강화되도록 당분간 확장기조를 유지하되 경기 · 고용 상황을 보아 가며 거시기조를 점진적으로 정상화한다"는 원칙을 제시했다. 때문에 이런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한은의 금리 인상은 예상보다 다소 빠른 것일 수 있다.

임 차관은 이날 금통위가 금리 인상을 결정하기 전 열석발언권 행사를 통해 하반기 정책방향에서 밝힌 정부 입장을 반복해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한은의 금리 인상이 향후 경제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 주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