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칼륨(K)계 화학제품을 30년간 국내 기업들에 공급한 '히든 챔피언(hidden champion)'입니다. 이제 기초 화학원료 업체에서 벗어나 글로벌 전자소재 기업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

윤수현 유니드 사장(64)은 7일 회사 창립 30주년을 맞아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블루오션인 전자소재 부문의 투자를 늘려 2015년까지 1조8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니드는 OCI(옛 동양제철화학)의 최대 관계사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기초 무기화학 원료인 칼륨계(탄산칼륨 · 가성칼륨) 제품을 만드는 회사다. 이수영 OCI 회장의 셋째동생인 이화영 회장이 대주주다. 지난해 중국 법인을 합쳐 6200억여원의 매출을 올렸다.

칼륨은 비료 방부제 합성고무 · 수지 식품첨가제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쓰이는 원료로 최근 들어 플라즈마 디스플레이 패널(PDP),액정표시장치(LCD),반도체,태양전지 모듈 등 전자산업의 기초 소재로 적용 범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PDP TV의 패널 유리에서부터 LCD · 반도체 · 태양전지의 식각(표면을 깎아 전자회로를 입히는 작업)용 소재로 사용되며 국내외 전자회사 및 협력업체들로부터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 유니드는 생산 제품의 80% 이상을 해외 90여개 국가에 수출한다. 세계 3위 태양전지 업체인 미국 선파워도 유니드로부터 전자소재용 칼륨을 공급받고 있다.

윤수현 사장은 "일반 범용 칼륨 제품의 매출 증가율이 매년 3~4%에 머무르고 있는 반면 전자소재용 칼륨은 3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며 "2015년까지 전자소재용 칼륨의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최근 인천공장에 소재 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전자소재용 고순도 칼륨제품 개발에 본격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니드는 현재 중국 내 2개 공장을 포함,연간 36만t의 가성칼륨과 19만t의 탄산칼륨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 규모 기준으로는 세계 1위다. 2위인 미국 옥시케미컬(30만t)과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중국 현지 공장의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2002년 중국 장쑤성 진강시에 건설한 공장은 내년 상반기 중 현재 9만t인 생산량을 14만t으로 5만t 증설할 예정이다. 중국 현지 업체로부터 2008년 인수한 9만t 규모의 장쑤성 태흥공장은 올해 상반기 1차 증설작업(3만t)을 마쳤고,10월 이후 추가로 2만t을 늘릴 방침이다.

그는 "가격 덤핑을 일삼던 중국 업체와의 경쟁을 위해 현지에 확보한 공장들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며 "고품질 제품으로 승부한 결과 현재 중국 시장의 40%를 차지하며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니드는 전자소재용 칼륨 외에 국내외 전자회사들과의 사업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화학소재 개발에 착수했다. LCD와 반도체 제조라인에서 쓰이는 산업용 화학 원료인 인산 생산량도 늘리며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폐 목재 자원을 재활용해 만드는 인테리어 소재인 MDF(중밀도 섬유판) 사업도 기대를 걸고 있는 분야다. 1992년 청구물산의 MDF 사업부를 인수한 유니드는 연간 10만㎥의 생산설비 규모를 현재 42만㎥까지 늘렸다. 경기도 포천의 조림지 확보와 군산 · 인천 제재소 설립을 통해 생산 수직 계열화를 구축해 놓고 있다.

윤 사장은 "폴리실리콘과 반도체 생산공정에 반드시 필요한 새로운 생산 방식의 전자소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며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강소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