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은 좋았지만 수급이 꼬였다.

7일 상승세로 시작한 국내 증시는 온갖 호재에도 불구하고 하락세로 마감했다.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외국인과 프로그램의 매물벽에 부딪힌 탓이다.

6일(현지시간) 미국 다우지수가 8거래일만에 반등한데다 유럽 증시의 급등, 중국발 훈풍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가 예상됐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을 사상 최대치로 내놓으면서 기대감은 고조됐다.

그러나 프로그램 매매가 문제였다. 개인과 외국인이 선물시장에서 동반 순매도에 나서며 베이시스를 악화시켰고, 이는 차익매물로 이어지면서 프로그램 순매도는 쌓여갔다.

개인이 막판 선물시장에서 순매수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프로그램 매물까지 거둬들이지는 못했다. 이날 프로그램은 차익, 비차익 모두 순매도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는 3781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대비 9.29포인트(0.55%) 내린 1675.65를 기록하면서 사흘만에 하락했다. 개인과 기관은 각각 순매수를 기록했지만 외국인과 프로그램의 매도압력이 컸다. 코스피 지수는 장중 1668.61까지 떨어지면서 1670선을 이탈하기도 했지만, 장막판 기관의 순매수에 힘입어 1670선을 회복했다.

업종별로는 보험, 의약품, 철강금속, 금융업 등이 소폭 상승했지만 대부분의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 보험주는 실적호조에 대한 기대감과 금리인상에 대한 기대감으로 해당종목들이 고른 상승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혼조세였다. 삼성전자가 0.77% 하락했고 포스코, 현대차 등도 1% 이내의 내림세를 나타냈다. 한국전력, KB금융, 하이닉스, 삼성전기 등은 2% 넘게 떨어졌다.

신한지주, 삼성생명, SK텔레콤, 신세계, 삼성화재 등 금융 및 내수주들은 상승했다. 흥아해운, 대한해운, 한진해운 등 해운주들은 실적기대감에 오름세를 보였다.

태양광 관련주인 신성홀딩스, 웅진에너지는 상한가를 기록했고 신성ENG도 상승세를 보였다. 금호석유는 호실적에 공시에, 세원셀론텍은 원자력 시장진출소식에 각각 강세였다. 하지만 경영권 이전 소식에 전날 상한가를 기록했던 우리들제약과 우리들생명과학은 이날 급락세로 돌아섰다.

상한가 종목은 7개, 상승종목은 304개였다. 하한가 종목은 1개, 하락종목은 482개였고 보합종목은 85개였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00포인트(0.21%) 내린 486.41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490선을 회복하며 상승 출발한 후, 장 초반 490선을 중심으로 다소 오르락내리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오후 들어 점차 낙폭을 줄인 지수는 끝내 하락 반전했다.

SK브로드밴드가 실적 호전 기대를 바탕으로 이틀째 상승했다. 이 종목이 시총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통신서비스 업종이 2%대 뛰었다. 국순당이 증권사 호평에 힘입어 9% 넘게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혼조세를 보였다. 셀트리온, 서울반도체, 다음 등이 하락한 가운데 OCI머티리얼즈, 태웅, 메가스터디 등은 상승했다.

디도스 발생 1주년을 맞아 안철수연구소와 이스트소프트 등 보안관련주가 1% 이상 올랐다. 홈캐스트와 휴맥스 등 셋톱박스주도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서 상한가 13개 종목을 비롯해 365개 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0개 등 520개 종목은 내렸다. 93개 종목은 보합을 기록했다.

한편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70원 오른 122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락세로 출발했던 환율은 증시의 하락세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한경닷컴 김하나·오정민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