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들의 부동산시장 전망] "부자들, 재건축 접고 마포ㆍ강남 오피스텔에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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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용 부동산 '불패신화' 끝나
집값 하락세 내년 돼서야 진정
10년뒤 한강변 아파트 주목
집값 하락세 내년 돼서야 진정
10년뒤 한강변 아파트 주목
주요 금융사 PB들은 부동산 불패신화가 끝났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내 부자들은 최근 가격 급락에도 보유 부동산을 내다 팔지 않고 있으며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PB와 부자들은 집값 하락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10년 뒤 시장을 이끌어갈 지역으로 한강변 아파트를 꼽았다.
◆부동산 신화 끝…매도는 관망
7일 한국경제신문이 국내 주요 금융사 PB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대상자 대부분은 2000년대 나타났던 아파트 등 주거용 부동산의 불패신화는 사실상 끝났다고 응답했다. PB들은 자신과 거래하고 있는 부자들도 이 같은 진단에 동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부자들은 보유하고 있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 등을 급매물로 내놓지 않고 있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은행 PB는 "현재 가격대가 지나치게 많이 떨어진 것으로 판단하는 고객들이 많다"며 "보금자리주택과 입주폭탄 등 공급과잉이 어느정도 해소되면 시장도 당분간 회복세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가격대가 워낙 싼 만큼 반등 때 매도하든가 자녀에게 증여하겠다고 생각하는 고객이 많다"고 덧붙였다.
◆수익형 부동산으로 재편
국내 부자들은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자를 접고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이미 관심을 옮겨갔다는 게 PB들의 한결같은 설명이다. 김연화 기업은행 PB(부동산팀장)는 "발빠른 부자들은 서울 용산 · 마포 · 강남 등 도심권의 오피스텔을 이미 매입한 상태"라며 "수익형 부동산 투자가 확산되면서 부동산 투자패턴이 수익형 부동산 위주로 본격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앞으로 지역별 차별화가 두드러질 것으로 부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10년 후 유망한 지역을 묻는 질문에 10명의 PB 가운데 7명이 한강변 아파트를 지목했다. 압구정 반포 등 한강에 접한 강남지역 아파트 단지를 포함한 수치다.
황성룡 대우증권 PB(컨설팅부장)는 "10년 뒤면 강남지역 재건축이 완료되면서 한강과 가까운 반포와 압구정동이 현재 도곡동과 대치동이 부동산 시장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상을 대체할 것"이라며 "한강변을 정비하는 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 사업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고 분석했다.
◆부동산 시장 내년 이후 회복
PB들과 부자들은 현재 지속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 약세가 내년에는 진정될 것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상 여부와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완화 등의 변수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며 유동적인 입장을 보였다.
유태우 삼성증권 본사 영업부 PB는 "금리 인상 여부가 확정되는 올 하반기 이후엔 부동산 가격 회복세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황 PB는 "주택 구매자의 64%가 대출을 이용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하반기 완화되면 주택 시장도 바로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PB들은 실수요자라면 자신이 원하는 지역에서 현재 시세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나오는 급매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PB(부동산팀장)는 "지금 중개업소에 걸려 있는 가격보다 10% 낮은 급매물이라면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인응 우리은행 PB(수석부부장)는 "보유하고 있는 주거용 부동산이 베드타운에 있다면 향후 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반등시기를 매도 기회로 삼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재후/조성근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