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국내 휴대폰 시장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와 LG전자의 옵티머스Q,팬택의 시리우스 등 국내 제조사들이 만든 스마트폰과 함께 이달 KT를 통해 출시될 애플 아이폰4 등이 당분간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스마트폰 400만대 이상 팔린다

휴대폰 제조사들과 이동통신사들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국내 스마트폰 판매량은 200만대를 넘어 230만대 수준으로 추산됐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추세라면 올초에 예상했던 300만~400만대를 넘어 500만대에 육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율도 처음으로 10%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스마트폰의 비율은 2~3%대에 불과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 국내 휴대폰 시장 규모를 1114만대 수준으로 추정했다. 하반기까지는 총 2300만대가량의 휴대폰이 팔릴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스마트폰 판매량을 400만대 정도로 감안하면 점유율이 17%대를 넘어서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스마트폰 판매량 400만대 돌파 시점을 이르면 10월,늦어도 12월 초순께로 예상하고 있다. 하반기 들어 제조사들이 전략 제품을 잇따라 내놓을 예정이어서 스마트폰 판매량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아이폰,갤럭시 등 돌풍

현재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애플 아이폰(3G,3GS)이다. 지난달까지 80만대 이상 팔려 나갔다. 삼성전자의 '옴니아2 시리즈'(SK텔레콤 T옴니아 · LG텔레콤 오즈옴니아 등)도 모두 합쳐 80만대 정도가 팔렸다.

최근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삼성전자의 안드로이드폰(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 '갤럭시S'는 출시 열흘 만에 20만번째 가입자가 탄생하는 등 판매량이 가파른 속도로 늘고 있다. 팬택이 지난 4월 내놓은 자사의 국내 첫 스마트폰 '시리우스'도 10만대 이상 팔렸으며,대만 HTC의 '디자이어'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KT가 곧 내놓을 아이폰4는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다시 한번 태풍을 몰고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제품은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5개국에서 지난달 24일 처음 출시 이후 사흘 만에 170만대 이상 팔리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파 수신 불량 등의 논란도 있지만 아이폰4의 대기 수요는 매우 많을 것으로 본다"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구형 아이폰 판매량이 조금씩 줄어드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후발주자들의 반격도

LG전자 등 스마트폰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뒤처졌던 업체들의 반격도 서서히 가시화하고 있다. LG전자는 올 하반기 국내에서 4종 이상의 안드로이드폰을 내놓으며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우선 이달 말께 SK텔레콤과 KT를 통해 안드로이드폰 '옵티머스Z'를 출시해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다.

4분기에는 미국 반도체 회사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고성능 프로세서를 탑재해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처리 속도를 대폭 끌어올린 안드로이드폰을 출시하기로 했다. 3.8인치 화면을 장착한 이 제품은 고화질(HD)급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고,다양한 멀티미디어를 TV나 PC 등과 연결해 볼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팬택은 시리우스에 이어 아이폰4 등에 맞서 성능을 업그레이드한 '시리우스-알파'를 내놓을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노키아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등 전통의 휴대폰 강자들도 국내외 스마트폰 시장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강력한 성능의 제품들을 속속 내놓을 것"이라며 "스마트폰 시장을 놓고 업체 간 치열한 싸움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