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국채의 글로벌국채지수(WGBI) 편입이 또 한차례 유보됐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5일 "지수를 운용하는 씨티그룹으로부터 WGBI 편입이 유보됐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씨티그룹은 최근 열린 편입국 조정위원회에서 한국 국채를 안건으로 올렸지만 최종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WGBI는 22개(그리스 제외) 선진국 국채로만 구성돼 있는 지수로,글로벌 채권형펀드의 벤치마크로 활용되고 있어 지수 편입시 장기 투자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재정부 관계자는 "WGBI 편입국 조정 논의는 분기별로 이뤄지는데 실제 편입까지 6개월가량의 유예기간이 있어 사실상 올해 안에는 편입되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씨티그룹은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국채 통합계좌의 저조한 이용률 등을 문제점으로 꼽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일구 대우증권 채권분석부장은 "신용등급이 강등된 그리스가 퇴출되고 한국이 그 빈 자리를 메울 것이란 기대가 높았지만 최근 몇 개월 사이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졌다는 점 등에서 편입 불발이 부정적인 요인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WGBI 편입이 아니더라도 외국인의 국채 매수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설명이다. 실제 외국인은 이날도 국채선물 시장에서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신동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물환 규제와 은행법 개정 등 이른바 '핫머니' 규제 논의가 확산되는 등 한국 국채의 WGBI 편입에 불리한 환경이 지속돼 왔다"며 "외환보유액을 조절해야 하는 정부 입장에서도 적극적으로 지수 편입을 추진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하반기 국채 발행물량이 상반기에 비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보험사 등을 중심으로 장기물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채권시장의 강세가 지속되는 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