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야외 오페라가 오랜만에 국내 무대에 오른다. 오페라 '투란도트'가 내달 12~14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공연된다. 한때 1년에 2~3편 올라 화제가 됐던 야외 대형 오페라가 2004년 서울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공연한 '카르멘' 이후 7년 만에 국내 팬들을 찾는 것.야외공연인 만큼 무대도 초대형이다. 가로 200m,세로 45m의 무대 세트를 마련해 아시아 최대 규모의 공연을 선사할 예정이다.

오케스트라 지휘는 세계적인 지휘자 로린 마젤이 맡는다. 그는 2008년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평양에서 역사적인 공연을 펼쳐 주목받았고 최근 첼리스트 장한나에게 지휘를 가르치는 등 국내에도 익숙한 마에스트로다. 주인공인 투란도트 역은 소프라노 안나 사파진스카이아,칼리프 역은 테너 로이 코넬리우스 스미스가 연기한다.

류 역은 소프라노 유미숙씨와 사토미 오가와가 번갈아 소화한다. 티무르 역은 베이스 하오 지앙 티안이 연기하고 바리톤 필립포 베토스키,테너 스테파노 피사니,테너 엔조 페로니가 각각 핑,팡,퐁 역으로 무대에 선다. 연주는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합창은 그란데 오페라 합창단,연출은 김홍승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안무는 임학선 성균관대 교수가 맡는다. 제작사는 이번 공연을 위해 50억여원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아무도 잠들지 마라''들어보세요 왕자님''아득한 먼 옛날' 등 아리아로 유명한 '투란도트'는 고대 중국을 배경으로 수수께끼를 풀지 못하면 구혼자를 사형에 처하는 투란도트 공주와 결국 수수께끼를 해결하는 칼리프 왕자가 결혼에 이르는 과정을 그린다.

스케일이 커서 볼거리는 충분하다. 그러나 섬세한 음색을 제대로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음악칼럼니스트 유형종씨는 "유럽 등에서 여름에 공연하는 유명 야외 오페라와 같은 감흥을 느낄 수 있겠지만 마이크를 써야 하는데다 오페라에 적합하지 않은 곳에서 공연하기 때문에 음악을 중시하는 고급 팬들은 이 점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제일 비싼 프리미엄석은 40만원으로 올해 국내 오페라 공연 중 최고가다. (02)373-5570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