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17억달러(약 2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선박 수주에 성공했다.

이 회사는 대만 에버그린사로부터 대형 컨테이너선 10척을 10억3000만달러에 수주했다고 2일 발표했다. 이번에 수주한 선박은 8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으로,2008년 7월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발주된 대형 컨테이너선이다. 업계에선 벌크선과 유조선,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에 이어 컨테이너선 추가 발주도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은 공산품 등을 운송하는 선박이어서,이번 발주는 실물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발주가 끊겼던 컨테이너선이 다시 시장에 등장하면서 조선 · 해운 시황도 본격적으로 회복세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에버그린사는 1994년부터 선박 47척 전량을 일본 조선사에 발주해온 선사로,이번 거래선 변경은 한국내 조선업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이와 함께 동남아시아의 한 선사로부터 15만8000t급 유조선 9척을 6억7000만달러에 수주했다. 이번에 수주한 컨테이너선과 유조선은 2013년 11월까지 인도할 계획이다. 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은 "작년에는 컨테이너선 발주 문의가 한 건도 없었지만,올 들어선 에버그린사가 발주한 컨테이너선 외에도 다른 글로벌 해운사들로부터 입찰 요청이 많이 들어와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이번 계약을 통해 올해 총 50억달러(51척) 규모의 선박을 수주,연간 목표인 80억달러의 63%에 이르는 물량을 확보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