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메이커] 박근혜 '세종시 부담' 트위터로 넘는다
이번 주 정치권의 최대 뉴스메이커는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58 · 4선 · 대구 달성)다.

박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 등 여권 핵심부가 추진해온 세종시 수정안을 부결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5년여 만에 국회 본회의장 발언대에 직접 오르기까지 했다. 세종시 싸움에서 여권 주류에 판정승을 거뒀음을 선언하는 모양새였다.

박 전 대표는 세종시 싸움을 통해 얻은 게 많다. 여권 주류와의 싸움에서 승리함으로써 미래 권력에 가까운 '차기주자 1순위'라는 사실을 대내외에 다시 한번 과시했다. 영 · 호남 대결로 치러지는 대선레이스의 키를 쥔 충청권의 지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됐음은 물론이다. 동시에 기성 정치에 염증을 느낀 국민들에게 '약속을 지키는 신뢰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는 소득도 올렸다.

하지만 잃은 것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이 대통령 등 여권 주류 측과 10개월 넘게 맞섰다. 이 과정에서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의 충돌로 비쳐진 측면이 강했다. 앞으로 상당 기간 여권 주류와 긴장관계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친이(친이명박) · 친박(친박근혜) 간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졌고,대선을 앞두고 현 집권세력의 지지를 기대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여권의 대선주자로 '소프트 랜딩(soft landing · 연착륙)' 대신 혹독한 '후보 쟁취투쟁'을 벌여야 하는 지난한 길을 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세종시 원안을 반대하는 보수층의 이탈뿐만 아니라 세종시 원안 고수 과정에서 지적된 '비타협적' 이미지도 해결해야 할 부담이자 과제로 남았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거 정권을 볼 때 대선이 임박한 시기가 아니라면 대통령과 2인자들은 한두 사건을 놓고 충돌한 뒤 갈등을 봉합하는 모습을 취하곤 했다"면서 "이번처럼 집권 중반기에 특정 정책을 놓고 공개적으로 대통령과 척을 진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양측의 충돌 상황이 쉽게 풀리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한 대목이다.

이를 감안한 듯 박 전 대표는 세종시 수정안 부결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트위터(twitter)를 열고 직접 운영할 뜻을 밝혔다. 최근 가장 각광받는 사이버 의사소통 수단인 트위터를 개설한 것은 향후 국민과의 '소통정치'를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