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하는 내용의 의학교육제도 개선안이 1일 발표됨에 따라 지난 5년간 주요 대학에 남아있던 의대와 의전원의 '어정쩡한 동거'가 막을 내리게 됐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의사 양성 제도를 획일화하기보다 다양한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의학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에 따라 학제 선택의 기회를 대학 자율에 맡겼다"고 설명했다.

결국 공은 각 대학으로 넘어간 셈이어서 대학들이 과연 의대와 의전원 중 어느 쪽을 선택할지 관심이 쏠린다.

의사를 양성하는 양대 시스템인 의대와 의전원의 장단점과 외국사례를 살펴본다.

◇의대 '빠르고 우수' vs 의전원 '다양화·성숙' = 예과 2년, 본과 4년의 폐쇄적인 '2+4 학제'를 기본 틀로 한 의대는 대학 입장에서 볼 때 수능 최상위권의 우수한 학생을 선점할 수 있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하지만 이 때문에 입시 과열과 사교육 열풍을 불러오고 우수 학생의 이공계 기피 현상을 낳는 등 많은 부작용이 지적됐다.

2010학년도 4년제 대학 입학정원은 35만2천명이고, 이 중 의대와 치의대 정원은 3천809명으로 1.08%에 불과하다.

하지만 의대는 진공청소기 같은 흡인력으로 우수 학생들을 빨아들였다.

교육당국이 애초 의전원을 도입한 데는 의대 쏠림 현상을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의대는 의전원보다 교육기간이 2년 짧아 의사 양성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고 그만큼 교육비용이 줄어든다.

경제적 약자에게 진입기회를 늘려주는 통로가 된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의대는 특유의 폐쇄적인 학제 탓에 '그들만의 의사 사회'를 만든다는 비판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다양한 출신 배경과 학문 토대, 인성을 갖춘 의사를 길러내기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 학부 4년을 마치고 들어와 다시 4년간 대학원을 다녀야 하는 '4+4 체제'의 의전원은 다양한 학부에서 전인적 지식 소양을 갖춘 학생을 뽑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입문 동기가 성숙한 학생이 들어온다는 점도 의전원의 강점이다.

대학원 수준에서 의학계열 진입이 결정돼 대입 경쟁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다.

이런 반사효과로 우수 인재의 이공계 초기 진입을 확대한다는 것이 의전원 시스템의 전체적인 밑그림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반대로 이공계에 다니던 인재들이 의전원 입시에만 매달려 이공계 대학원이 공동화하는 기현상을 초래했다.

국가 과학기술 인재의 요람이라는 카이스트마저도 의전원 입시 여파에서 벗어날 수 없을 정도였다.

의전원은 또 교육기간이 길어 의사 고령화를 초래하고 대학원(의무석사) 과정이라 의대보다 등록금이 비싸다.

의전원 입시 탓에 대학생 사교육 문제가 대두되기도 한다.

의전원 체제를 시행해본 결과 여학생이 상대적으로 많아져 군의관이 부족해지고 지역병원 인턴도 인력난을 겪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미주는 의전원, 유럽은 의대가 대세 = 주요 선진국의 의사 양성제도를 살펴보면 미주는 의전원, 유럽과 일본은 의대를 기본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학·석사 통합과정, 조기입학제 등 다양한 입학전형을 병행하는 미국은 의전원 129개교를 운영하는 반면 의대만 독자적으로 둔 학교는 1개교에 불과하다.

캐나다도 16개 의전원을 설치해 학사들의 입학을 권장한다.

호주는 6년제 의대를 유지하다 10여년 전부터 3+4 체제의 전문대학원을 도입했다.

의대 10개교, 의전원 9개교, 병행 2개교로 형태는 우리와 비슷하다.

영국도 2000년 의전원을 도입해 병행 14개교, 의대 14개교, 의전원 2개교가 있다.

일본, 독일, 프랑스는 전통적인 6년제 의대 체제를 고수하고 있다.

일본은 최근 학사편입을 일부 도입하고 의전원도 신중히 검토하는 단계다.

(서울연합뉴스) 옥철 기자 oakchul@yna.co.kr